미니 잼박스를 왜 사, 잼박스를 사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잼박스를 들고 나와보니 그 이유를 알겠습디다-
ㅡㅠㅡ 크고 묵직하다.
그래도 영심이 해변으로 놀러갈 때 오디오카세트 어깨에 둘러메는 맵씨를 뽐내며
옆구리에 장착 완료!
사실 잼박스가 완전 신삥 상태였으면 뭐 어디 천이라도 덮어서 둘둘 말아서 고이고이 갖고 나왔을텐데,
어느 날 아침 일어나보니, 침대 옆 책장 위에 올려두었던 저 잼박스가 방바닥에 나뒹굴고 있고
엄훠나,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하고 황급히 들어보니 메쉬 부분이 무참히 찌그러져 있;;;
나모키와 나는 평소 책장 위를 자주 돌아다니는 바둥이를 첫 번째 용의선상에 올렸으나
세심한 발놀림의 바둥이는 작은 것이라도 물건을 함부로 건드리지 않았을 것이며
하물며 얄랑얄랑 그루밍이나 좋아하지, 힘 쓰는 것을 결코 좋아하는 않는 그의 성정에
이 묵직한 것을 으으으, 하며 힘써서 밀어 떨어뜨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고-
두 번째 용의선상에는 평소 오르 내리는 점프 동작이 투박하고, 또한 무척 힘이 센 우키를 올려보기도 하였으나
모든 행동이 괜시리 허방지방한 봉봉이가
어느 날 책장에 올라가는 순간, 그 위의 물건이 우르르 떨어지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는
범인은 봉봉이닷!!! 너였구낫!!! 했으나
사실 사건의 현장을 직접 보지는 못하였으므로, 구름이 또한 결코 의심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그리하여 끝끝내 범묘는 잡지 못하였고, 모든 것은 잼박스를 그때 거기에 놔둔 집사의 탓이려니...
처음에는 잼박스 전용 케이스를 살까? 응? 그럴까? 하던 나모키도 그때부터는 마음 편-하게 막- 쓰기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 저렇게 쌩으로 들고 나오게 된 것이다.
쿨내 펄펄 나는 쌩 잼박스의 이면에는 이리 슬픈 사연이!!!
아무튼 중앙공원에 도착, 이미 찌그러진 잼박스 정도는 땅바닥에 쿨하게 놔줘야-
그리고 자리를 잡자마자 맥주를 따줘야-
한때, 몇몇 한정된 장소에서만 한 병에 만이천원에 팔던 산토리 프리미엄몰츠를
이제 이마트에서 할인하여 단돈 2,000원에 만나볼 수 있다.
딱 4병만 샀는데, 이제사 쟁여둘 걸!!! 하고 후회해봐야 지금은 할인 행사 끝났을거야. 먼 산...
그리고 대충 후다닥 챙겨온 간식 가방을 뒤적뒤적-
일본 여행갔을 때 무인양품 50% 세일 코너에서 건져온 귀요미 보냉가방, 드디어 제 역할을 찾았도다!
교회 다녀오면서 포장해온 공차 / 맥주 / 오랑쥐를 담아왔다.
맥주랑 먹을 알새우칩을 깜빡하고 나온 것이 아쉽-
내 가방, 간식 가방, 땅바닥에 털썩 내려놓고 보니-
음, 오빠, 우리 돗자리를 하나 사야겠어. 아니면 작은 테이블이든지. 아니면 둘 다 살까?
아, 맞다! 간식 가방에 달걀도 싸왔었다! 이거슨 호기심에 사 본 '군계란'
30개 한판을 사볼까 하다가, 일단 10개 한팩을 사왔는데-
그것도 조금 더 비싼 훈제계란과 군계란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그 어느 것도 먹어보지 못했으니 입문용으로 군계란을 사보자 해서 사왔는데-
나모키가 보자마자 뭘 이런 걸 사왔냐고 비웃었는데-
헝~
아.름.다.워. 군.계.란.
껍질도 잘 까지는 착한 군.계.란.
이럴 줄 알았으면 30개 살 걸 그랬어~ 훈제계란도 살 걸 그랬어~
겁나 맛있다. >_<
원래 10개 짜리를 사면서, 일주일 동안 출근할 때 싸와서 아침으로 한 두개씩 먹어야지 했는데...
이틀만에 끝났습니다. 게임오우버-
자리를 잡자마자 일단, 와구와구 먹고나서-
그제서야 좀 주위를 둘러보니,
와, 오리 친구들이 있다! 많다!
하얀 오리, 젖소무늬 오리, 회색 오리-
나는 심지어 회색 오리 세 마리가 이 연못에서 길 건너 저 연못으로 옮겨가기 위해,
꾸웨에엑 하면서 내 머리 위로 날아가는 것도 목격!
오리 원래 날아요? 그런 거였어요? ⊙ㅅ⊙
나는 잇츠미라클! 어메이징! 하면서 흥분했는데 원래 오리 날 수 있는 거였어요? 라고 물어봤다가
나모키가 나보고 무식하다고 했다.
=ㅅ= 나 무식해요? 그런 거였어요? 다들 오리가 날 수 있는 걸, 알고 있었던 건가요?
젖소무늬 오리야, 너 잠수하는 동안
니 친구 갔다.
아직 완전 초록은 아니지만, 그래도 곳곳에 이렇게 초록색들이 올라오고 있고-
봄이구나. 좋구나.
한없이 늘어져서 으으으- 어어어-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나모키가 너 수퍼가?'하고 물어본다.
나 : 뭔 말이여-
나모키 : 여기 써 있잖아. 니 신발에. 수퍼얼가- 수퍼가- 너 수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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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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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 개드립은 뭐야!!!!!!!!
하아...
사실 우리 대화의 80%는 이런 개드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