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 도착한 첫 날, 첫 번째 식사는-
그렇습니다. 난바 역, 타카시마야 백화점 7층에 위치한 동양정에서 먹기로 합니다.
왜냐면 가는 길에 있고, 무척 배가 고프고, 또 여기 맛있다고 소문이 났으므로!
이번 여행, 출발 전 찾아본 거 라고는 뭘 먹으면 좋을까, 정도였는데
동양정의 토마토 샐러드 비주얼에 나는 '뙇!!! 이건 먹어야만 한다!'라는 직감이 들었기 때문에
꼭 먹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나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삐싱~
히익, 소리가 절로 나는 기나긴 대기줄, 그치만 꽤나 빨리 줄어드니까 이 정도면 괜찮다.
일본의 맛있는 집이란 어딜 가나 줄 서는 게 일반적인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도 후딱 먹고 후딱 일어서야만 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점이 좋았다.
막상 자리에 앉으면 여유로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느낌적인 느낌?
자, 이제 자리에 앉아서 런치 메뉴를 펼쳐봅니다.
일본어 몰라도 괜찮습니다! 친절하게 그림으로 설명된 런치세트 메뉴-
다른 거 먹을 것도 많은데... 라는 생각에 A세트를 먹어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다른 거 먹을 것도 또 먹지, 뭐... 라는 생각에 B세트를 주문했다.
그리고 나온 토마토샐러드, 히익-!!!!
접시도 귀엽잖아! 토마토 샐러드 전용 냉장고에 접시에 담긴 토마토가 좌르르륵 놓여있고
주문이 들어올 때 마다 이 소스를 뿌려서 가져다 준다.
맛을 보면, 그 냉장고를 통째로 가지고 싶어진다.
반으로 한번 잘라보겠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토마토만 있는 것 같은데, 그 밑에 드레싱에 버무려진 약간의 참치, 양파, 오이 등이 있다.
토마토와 붉은색 드레싱의 매치로 맛의 파도가 이쪽에서 철썩~
참치, 양파, 오이와 하얀색 드레싱의 매치로 맛의 파도가 저쪽에서 철썩~
이쪽 저쪽에서 나는 철썩~ 철썩~ 맛의 파도로부터 양싸다구를 맞는 기분!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느어-무 맛있어서.
토마토 샐러드에 내가 이렇게 감격을 하다니. T^T 대체 토마토에 무슨 짓을 한 거야-
마음 같아서는 이 토마토만 한 다섯 개 먹고 싶었지만, 참겠어요.
토마토 샐러드를 다 먹고, 잠시 정신을 차려보니 무려 SINCE 1897
맛으로 수긍할 수 있는 연혁이로다.
그리고 본론-
은박지 안에 담아 나오는 함박 스테이크 자체는 특별하지 않다.
가니쉬로 나온 아르굴라와 감자도 평이하다.
푸확!!! 은박지를 개봉하고 한 김 빠져나간 후 살펴본 안의 모습도 특이하진 않다.
두툼한 함박 스테이크, 그린빈과 양파 약간,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큐브 모양의 갈지 않은 고기 한 조각!
썰어서, 소스를 듬뿍 찍어서 먹어보겠습니다.
갈아서 만든 함박 스테이크지만 고기의 씹는 맛이 꽤나 즐겁고
과하게 시큼하지도 달큼하지도 않은 소스도 좋다.
한 마디로 맛있다.
토마토 샐러드가 워낙 임팩트 있어서 함박 스테이크는 그 보다는 살짝 약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부족하거나 아쉬운 점이 느껴지지 않는 충분히 충실하고 흡족한 식사였다.
게다가 아주 사소한 거지만,
토마토 샐러드를 위한 커트러리와 함박 스테이크를 위한 커트러리를 각각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맛이 섞이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왠지 더 배려받는 것 같은 느낌이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를 기다리며 잠시 두리번-
아앙, 맥주 땡겨. 하지만 참겠어요.
디저트로는 푸딩과 몽블랑을 홍차와 함께-
구색 맞추기 식의 디저트 퀄리티가 아니어서 좋았다.
몽블랑은 특이하게도 밤크림 안에서 약간의 팥...의 맛이 느껴지기도.
홍차는 아예 먹기 적절한 정도로 우린 후에 서브해주는데, 이때 모래시계를 사용하는 철저함!
아주 사소한 거지만 나는 감동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