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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바다, 여행, 좋아

f. JiNJiN TriP

by 징징_ 2014. 9. 2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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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모키와 나는
어쩐지 매년, 여름 휴가 때 마다 딱히 계획된 여행을 떠나지 않는다.
왜지? -_- 모르겠네-

그냥 휴가 기간 내내 말 그대로 푸욱, 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특히나 아예 사람 많은 거 딱 싫어하니까 여름은 다 보내고
가을에서야 휴가를 쓰는 경우도 있었고-

근데 이번에는 바다가 너무 보고 싶은거다.
바다를 못 본 지가 너무 오래된거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나모캬, 올해 여름 휴가 때는 나 꼭 바다를 봐야겠어-


그래서 갔습니다. 바다. 동해바다.





가는 길에 먼저 마장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음,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마장'이라는 단어가 붙은 게, 여기서 인기 많은 시그니쳐 메뉴 아니겠어? 요래면서-
나모키는 마장휴게소정식을, 나는 마장김치찌개를 시켰는데.
그랬는데.

나모키... 먹는 걸로 그렇게 우울해 하는 거 내가 처음 봤잖아.
그만큼 마장휴게소정식은 슈뤠기 같잖아.
심지어 새우튀김은 씹다가 뱉었잖아.
나모키 거의 울먹울먹거렸잖아.
어찌나 불쌍한지, 크크크크크크-

내가 먹은 마장김치찌개는... 100점 만점에 35점 드리겠어요.
(참고로 마장휴게소정식은 3점입니다.)

저번에 먹은 우동은 쫠깃쫠깃 맛있었는데...
그래, 역시 휴게소에서는 무조건 우동인가보다!





너무 우울해가지고, 안되겠어서-
비어드파파에서 슈크림을 두 개 포장했다.
그리고 맥도날드에서 산 아이스커피와 함께 평창휴게소에서 먹었다. 읭? ㅋㅋㅋㅋ
맥도날드 아이스 커피는 사이즈가 참 크고, 커피맛은 참 맑네? 읭? ㅋㅋㅋㅋㅋ
마장휴게소에서 사서 마시면서 평창휴게소까지 왔는데 반도 안 줄었네? 읭? ㅋㅋㅋㅋㅋㅋ
1800원에 이 정도 양, 이 정도 맛이라면 스릉흔드-!!! 만. 족. 만. 족.





평창휴게소 담장 너머에는 대형 연필들이-
이때만 해도 사알-짝 흐린 날씨였는데, 다행히도 점점 동쪽으로 가면서 날씨도 점점 더 맑아졌다.
역시 나모키랑 나는 여행 날씨복은 있다니깐. 꺄르르르르-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망상해수욕장!
T_T 저 바다, 저 파도, 너무 좋아-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느냔 말이다. 바다가 내 눈 앞에 있는데!
그냥 우아- 우아- 우아- 만 연발하면서 눈을 떼지 못하고 바다내음, 바닷바람을 실컷 즐겼다.





역시 성수기가 지나서인지, 사람도 많지 않고-
그래도 또 너무 썰렁하지는 않아서 아직 휴가 기분은 나고-
생각보다 날씨는 참 좋아서 물놀이 하는 사람도 많고-





여벌 옷이라도 챙겨왔으면, 나도 당장 바다에 뛰어들고 싶었는데-
신발만 가져갔던 터라, 그냥 발만 담그고 놀았다.

아오, 씌원해-!
발 담그니까 신나게 첨벙첨벙 못 하는게 더 아쉽게만 느껴지고, 나는 왠지 더더더 발을 내딛고-
그러다가 파도가 크으-게 쳐주여서 치마 홀랑 젖고-
꺄르르~ 꺄르릉~

내가 좀만 젊었어도, 이왕 젖은 거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막 뛰어들었을텐데
나도 늙고, 나랑 같이 간 나모키는 나보다 더 늙고,
그리고 구름카를 타고 갔기 때문에 시트가 젖는 게 신경쓰이고;;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딱 요기까지만 하고 참았다.





의자 두 개, 가방 하나! 요렇게 단촐하게 펼쳐진 우리 자리-
초라해보이지만, 우리는 괜찮다! 정말 괜찮아! 괜찮아, 바다잖아-
하하하하하하하하-

심지어 햇빛이 쨍! 한데, 파라솔도 없어.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라는 말이 있지.





우리에겐 인간 파라솔이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세한 각도 조절도 내 마음대로 (말 한 마디로) 할 수 있는 인간 파라솔!
내내 어깨에 저 커다란 골프우산 걸치고 있느라고 참으로 수고가 많았드아-

그나저나 나모키의 저 나이키 쓰레빠는 신혼여행 갈 때, 산 건데 참으로 오래도 신고 있다.
하긴 내가 챙겨간 쪼리도 무려 10년이 된 것이로구만.
뭐 이렇게 소지품들이 다들 오래됐어. 나이가 나옴, 진짜;;





아무튼 달랑 챙겨간 의자에 앉아서
어어어- 멍 때리면서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는 시간이 어찌나 행복한지-
눈물이 막 날 것 같았다. 근데 밖에서 울면 또 나모키가 야야야야, 하니까 꾹 참았다.

처음 가 본 수욕장은 물도 참 맑고, 모래사장이 엄청 넓어서 좋았다. 모래도 참 곱고-





내내 의자에 앉아서 아버지 모드로 나 노는 거 구경만 하던 나모키도
발 담그러 슬슬 나가길래 사진이나 좀 찍어줘야겠다 했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저 아저씨, 계속 나모키 쫓아다니면서 앵글에 들어와.
아오 씬스틸러-





놀 만큼 놀고, 쉴 만큼 쉬고, 볼 만큼 다아 보고나서 이제 가자! 하고 주차장으로 오는데-
더운 날씨 그늘 찾아 들어간 냥냥냥냥냥-

귀여웟! 하면서 사진 찍는 소리에 슬쩍 뒤돌아보더니





이내 다시 퍼져 잔다.
저 앞에 노랑둥이는 앞에서 알짱거려도 눈도 안 뜨고 계속 잔다.

뭐 줄 게 없어서 그냥 온 게 미안-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근처 횟집에서 밥도 잘 얻어먹으면서 바닷가에서 행복하게 지내렴.





망상해수욕장을 떠나 향한 곳은, 하슬라 아트월드-
이전에 나모키가 웤샵 때 와보고 참 좋더라며 데리고 왔는데.





늦은 오후에 갔더니 아쉽게도 입장 불가-
6시면 모두들 퇴근하신다고. 정원까지 둘러보는 데 한 시간 넘게 걸리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었다.





그래서, 사진만 몇 장 찍고 후퇴-
건달남과 순정녀 같은 느낌의 실제로 보면 엄청 큰, 작품들이 궁금했는데.
나중에 꼭 다시 와보기로 해요.





주차장에서 차 빼기 전에 잠시 바람이나 쐬고 가자-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어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아주 멋지다.
저 위 사진 속, 알록달록한 건물이 하슬라 호텔이라고 하는데 아침에 해 뜨는 풍경이 아주 멋질 듯.





산도 있고 바다도 있는, 동해가 역시 최고시다아-

경포대 쪽으로 이동해서, 테라로사 커피도 한 잔씩 마시고
모기에 팡팡 물려가면서 또 쉬다가- (또 쉬어;;)

역시 우리는 빡센 일정? 대쓰 노-노-
그냥 쉬엄쉬엄 왔다리갔다리 어어어~ 이게 딱 우리한테 맞는다.







그래도 바다 왔으니까 회 먹긴 해야지-
저 멍게는 다 내꺼! 멍게러버! 멍게최고!

식당 안 TV에서는 마침, 음란행위로 체포된 전 제주지검장에 대한 뉴스가 나오고 있었는데
성도착증, 노출증은 무엇? 뭐 이런 이야기도 나오는 걸 보면서

나모키와 나는, 저 사람의 가족들은
남편이나 아버지가, 병이라고 말할 수 있는 (=치료 받아야 하는, 의지의 반영이 적은) 노출증인 것이 그나마 나을 것인가
혹은 뇌물수수, 혹은 성매매로 스캔들이 나는 것이 그나마 나을 것인가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어 보았다.
-_- 부질없나? 하하하-





어느새 해는 지고, 자그마한 경포해수욕장의 그네에 나란히 앉아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도란 도란 도란 도란 도란 도란-
다른 사람들의 소박한 불꽃놀이도 구경하면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도란 도란 도란 도란 도란 도란 도란 도란 도란 도란 도란-

우리는 참 행복하다.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자.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물론 나는 또 마음에 벅차올라서 눈물 찔찔;;; 가방을 뒤적뒤적, 손수건을 꺼내서 눈물 닦고 코 흥!)


아! 짧은 당일 여행이었지만 참으로 즐거웠다.
운전도 엄청 하고 -_- 가는 길, 가서 돌아다니는 길 다~ 내가 하고-
올 때는 내가 기절할 거 같아서 나모키한테 운전대 넘기고 조수석에서 완전 정신을 잃었는데
눈을 떠보니 집에 도착해있어서 참 좋았다. 냐냐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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