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찡찡의 식생활

d. JiNJiN KitCheN

by 징징_ 2007. 6. 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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찡찡은 부산싸나이이다.

2002년 홀로 서울로 올라와 그때부터 2007년 5월까지 5년 여 간을 주욱 혼자 살았다.

처음에는 밥도 지어서 먹고 카레도 해 먹었다고 하는데,
'혼자 사는' 게다가 '남자'인지라 역시 오래가지는 못했나보다.

혼자 살아도 해야하는 집안일은 크게 적지 않고
특히나 밥을 해 먹은 후에 나오는 음식쓰레기의 처리가 몹시도 곤란하다는 사실을 이제 나도 알기 때문에
그가 5년의 대부분 시간 동안 집밥을 못 먹고 과일도 못 먹으며 살았다는 사실이 안쓰럽다.

김남진"하고 비슷했던 (요즘 드라마보면서 어쩜어쩜 저리 닮았어!" 하는 콩깍지 아줌마 징징;;)
잘 나가던 20대 시절에 비해
지금은 살짝 배가 나오고(오빠 미얀;;) 또 없던 새치머리가 가득 생겨버린 것은
바로 불규칙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섭식상태와 그로 인한 영양실조 때문이다.

사실 그는 고기"과일"에 거의 환장"하는 남자였다.
그런 그가 고기"와 과일"은 구경조차 힘든 환경에서 밀가루"술"로 몸을 채워왔다면,
5년 동안 그의 몸이 얼마나 망가졌을런지는 명약관화인거다.

내가 결혼을 하면서 한 가지 굳게 약속한 것은-

1.
과일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죽어라! 열심히! 챙겨먹일게"
라는 거였다.
우리엄마랑 타미만큼이나 사과"를 좋아하는 찡찡에게 아침 저녁으로 사과를 깎아 준다.
토마토도 썰어주고, 복숭아도 깎아주고, 키위도 잘라주고, 참외도 먹여준다.

아침엔 출근 준비 다 하고 오빠 깨워서 생식 먹이고, 어쩔땐 계란도-
그리고 그가 부스럭부스럭 준비하는 동안
커피를 내려서 텀블러에 담고 과일을 깎아서 지퍼백이나 지퍼락에 챙겨나온다.
그리고 출근길에 운전하는 그의 입에 쏙쏘-옥 넣어주면,
그는 특대알파카답게 오물오물 잘도 받아먹는다. 그럴때 쵸큼 귀엽다.

얼마전 싸우고 둘이 쌩, 하고 있을 때
나는 혼자 막 잘 챙겨 먹었는데 그는 그 좋아하는 사과도 하나 입에 안대고 버텼다.
귀찮기 때문이란다. 그가 건강하게 잘 사려면 나랑 싸우지 않는 방법 뿐이다, 으흥!

2.
그는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몹시도 몸에서 안 받아주는 바람에 맛있게 먹고나면 언제나 고생-
아토피가 악화되는 듯 하다.

연애할 때 퇴근해서 같이 저녁으로 파스타 먹고 디저트로 커피랑 케익먹고
와플도 먹고 크리스피도 먹고, 죄다 밀가루만 먹으러 다녔다.

이제는 결혼했으니깐! 에헴 :D
열심히 밥을 챙겨주려고 한다. 평일에 퇴근하면 언제나 집에 숑, 가서 밥을 앉히고
국을 끓이고 반찬을 한가지쯤 만든다. 나머지는 밑반찬이나 야채샐러드로 채운다.
그가 먹지 않는 음식은 꽤 많은데, 그래도 내가 해주는 음식부터 이제 하나씩 먹어볼게" 하고 있고
또 뭘 해줘도 반찬투정하지 않고 맛있게 먹어주고 있다. (아직은 참을만 하나부다;)
그 덕분인지 나는 더욱 더 음식하는 재미에 빠져드나보다.
별거 아닌데, "징징의 음식은 다 이뻐!" 라고 감탄도 해준다.
얼마전 두번째로 끓인 콩나물국에 대해서는 "더이상 올라갈 경지가 없구나, 허허-"라고 평해주었다.
나는 겉으로는 "으이구, 뭐가-" 했지만, 속으로는 엄청 좋았다. 크크큭-


과일도 열심히 챙겨먹고, 밀가루 대신 밥이랑 야채 먹으면서
볼록하던 그의 배가 조금씩 잦아들고 또 매일 뾰루지로 말썽이던 피부도 많이 좋아졌다 :D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제일 흐뭇하다. 보람차다.

열심히 몸에 좋은, 맛있는 음식 많이 해줄게.
과일도 빼먹지 않고 매일매일 깎아줄게.

01


+
그런데 오빠,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불 좀 껐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으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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