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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023 MON

b. DaiLy NotE

by 징징_ 2006. 10. 2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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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근길
월요일의 출근길
비오는 월요일의 출근길


2.
오늘 아침엔 아빠와 함께 집을 나섰다. 우리 아빠는 매일매일.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분이 아닌지라 갱.장히 어색어색했다. 그러고보니, 아빠와 출근길을 함께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구나!!

비오는 월요일의 출근길이다보니 지하철엔 사람이 엄청났고, 아빠는 깜짝 놀라셨다. 나는 "아빠도 일주일동안 나랑 같이 출퇴근해봐야해, 그래야 딸래미의 고충을 알게되는거야요-!!!"라면서 월요일 아침 지하철의 빽빽함에 대하여 더욱 오바하여 설명하였다.

아빠는 나보다 먼저, 성신여대 입구에서 하차하셔야 했다. 오른쪽 문으로 내려야 하는데 하필이면 왼쪽 문앞에 자리잡았던 아빠와 나. 나는 아빠에게 "우물쭈물 소심하면 안돼. 당당히 내린다는 것을 어필하여야 빠져나갈 수 있어-!!"라며 강하게 이야기하였다. 왠일인지  아빠가 저 빽빽한 사람들의 무리를 통과하여제대로 잘 내리실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 나였다.

역시나 아빠는 "이번에 내리십니까?", "바꿔서시지요"를 반복하며 너무도 점잖게 한발한발 앞으로 나가는거였다. 아 아빠 T_T 이런 지하철에서 그런건...그런건... 아빠의 그런 목소리에 왠지 모르게 기묘한 기분이 드는 김찐찐이었다. 아빠의 뒷모습이 너무나 약해보였던 것 같기도-

그렇게 아빠가 지하철에서 내리는 걸 고개를 쭉 빼어 조마조마하며 끝까지 보고나서야 내 맘이 놓였다. 아빠는 정말 많이 늙으신 것 같았다. 어릴 땐 50세가 넘은 아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는데... 이제 내일모레면 우리 아빠가 환갑이라니...

그렇게 만원 지하철 속 아빠의 뒷모습은 왠지 내 맘을 짠-하게 했다. 아니, 짠,하기 보다는 조금 불편했다는 게 더 맞는 말일수도... 이제 앞으로 아빠의 뒷모습이 더더욱 작게 느껴지겠지. 한때는 너무나 커다랗기만 했던 아빠였는데. 아빠의 뒷모습이 더이상 작아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나에게 아빠는 항상 커다란 사람이었으면 하는 건, 이기적인 욕심이겠지-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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