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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JiN's 점심시간

a. J i N J i N

by 징징_ 2006. 10. 24.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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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다닐때도 그랬지만, 무릇 직장인에게있어 점심시간이란 얼마나 기다려지는 것인지 모른다. 지독한 가뭄 속 오랜 갈증과 절망을 해갈시켜주는 한줄기 쏴한 빗줄기랄까- 왜냐면 학교 다닐때와는 달리, 직장인에겐 매 시간 마다 꼬박꼬박 챙겨먹던 쉬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지! 왜냐면 학교 다닐때와는 달리, 직장인은 날씨 좋다고, 기분 우울하다고 살짜쿵 자체휴강하고 땡땡이 칠 수가 없기 때문이지! 왜냐면, 직장인에겐 계절따라 신선한 제철음식반찬에 따끈따끈 엄마의 사랑가득한 쌀밥 한그릇은 정녕 꿈일 뿐이기 때문이지!

이러한 연유로, 더욱 소중하게만 느껴지는 점.심.시.간. 그런데 이런 점심시간에 우르르르 다른 사람들에 의견에 밀려 맛없는 걸 먹거나, 또는 맛없는데 비싸기까지 한 걸 먹으면 그 날은 남은 오후 내내 극도의 절망과 불쾌감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한동안은 도시락을 싸왔었다. 여름내 날도 더우니 땡볕에 나가기도 싫고, 또한 맛없고 비싼 (우리 회사 근처의 밥집은 맛도 없는데 쓰잘데기없이 비싸기만 하다, 젱장!!) 사먹는 밥에서 탈피하여 '집밥' 을 먹고 싶은 욕심이었다. 첨엔 정말 행복-!! 은근 경쟁심리에 다른 사람은 반찬 뭐 싸왔는지 체크하시며 도시락 반찬 만들기에 열을 올리던 [사랑스런 엄마]+[세서미스트레스 도시락통] + [바비 수저통] 까지-!! 완벽한 쓰리콤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언제고 상황은 바뀌고 세월은 흘러간다고- 엄마는 점점 심드렁, 게다가 날씨도 슬슬 풀리는 것이 바로 나의 훼이보릿 쓰땁따 씨즌인, 바야흐로 가.을.이 온 것이다!!! 이 맑고 청명한 가을 하늘, 콧구뇽을 간지르는 가을의 바람을 외면하고 죙일 사무실에 쳐박혀 있을 수는 없는거다. 그래서 다시 슬그머니 밖에서 사먹기 시작-

다행히 도시락 싸기 이전과는 달리, 전반적인 점심시간의 공기가 우르르 열댓명이 뭉쳐다니는 분위기에서 맘 맞고 식성 맞는 사람끼리 서넛 모여 그룹별 행보를 당연시하는 분위기로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브하보-!!! 그리하여 나는 [맛있는 점심]+[기분 좋은 가을 날씨] + [좋은 사람들] 이라는 쓰리콤보 다시금 즐기게 되었다.

뭐, 역시 광화문에 위치한 회사 근처 밥집은 어쩔 수 없이 거기서 거기인지라 (차라리 점심먹는 여건만큼은 압구정에 위치한 이전의 회사가 나았다. 거긴 대부분의 즐비한 고깃집이 점심시간에만 특별히 점심메뉴로 5,000원에 꽤나 실한 상차람을 선보여주었었다.), 여러번 가다보면 질리고 물리고 그러긴하지만- 그러나 요즘은 꽤나 충실하게 점심시간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 듯 하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맛있는 점심+가을 날씨+좋은 사람들의 완벽한 쓰리콤보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역시 점심시간엔 단순히 허기를 채워주는 밥. 만이라기 보다는 그와 더불어 뛰면서 즐기는 한 잔의 여유와 잠시 사무실을 떠나 있다는 해방감, 그리고 맛난 콥히 쫏쫏-! 을 맘껏 즐기는 것이, 진짜 점심시간을 기다리는 이유가 아닐까나-

여기는 마이 훼이보릿 런치 레스토랑;;; 中 하나인 [Coffeest] 어쩌다보니 음식사진은 없고;;



성곡미술관 뒷편의 Coffeest 에서라면, 이러한 쓰리콤보가 더욱 시너지즘을 일으켜 그야말로 점심시간 스테이지 퍼펙트 클리어-!! 가 되는 것이다. 이 집에서 신선하고 재료들이 실하게 듬뿍 담겨 빵까지 바삭하게 제대로 눌려있는 파니니를 먹으려면 점심시간 30분 전에 서둘러 나가는 것이 좋겠다. 느림의 미학,인건지 조금이라도 사람이 차기 시작하면 주문한 파니니가 나오는데까지 여간 오래걸리는게 아니다. 또한 몇개 없는 테라스 테이블을 차지하려면 발걸음을 살짜쿵 재촉할 필요가 있다. 좀 더 여유있게 즐기려면 주말 낮에 브런치 쯤 삼아 오면 좋을 듯- 바로 앞에 조용하고 아담한 성곡미술관에서 전시도 구경하고, 그 뒤 산책로도 거닐고 하면 오붓하고 편안한 나들이나 데이트 코스로는 손색이 없음이다. 참, 지난 일요일엔 삼청동에서 가족식사를 하고 부랴부랴 이리로 왔지만, 영업을 8시까지만 한다는 말에 발길을 돌렸었다. 주말이라 그랬던걸까? 참고참고-

이렇듯 즐거운 점심시간이 더욱 즐겁고,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는-?

'Cuz of U, 찡찡오빠-♡






아아, 내일은 또 뭘 먹을까. 끊이지 않고 질리지 않는 직딩의 행복한 고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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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내일 점심 시간에는  (고모 표현에 따라) "미친뇬 널뛰는" 머리가 되지 않도록 오늘보다 바람은 좀 덜 불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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