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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2007 Summer_2

f. JiNJiN TriP

by 징징_ 2007. 11. 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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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뭐라 말하기도 민망한 여름휴가, 도쿄 이틀째 여행기!!
이래서 늦었고 저래서 미뤘고, 이러는게 더 구차하므로;;
그냥 고고싱-

8월 28일
호텔에서 신주쿠 역으로 걸어가는 길에
규동으로 아침을 먹었다.
귀여운 소년소녀 그림이 그려져있는 그릇이 정말 귀여웠는데
부끄라워서 카메라를 못 꺼내든 것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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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8일 도구내프리에리아 : 일일승차권


두번째 날은 제일 부지런히 돌아다니기로 한 날이기 때문에,
큰 맘 먹고 JR 일일승차권을 구입했다.
하지만... 이 날은 결국, 종일 죽도록 걸어다니는 바람에
JR은 딱 한 번 타고 말았다는 슬픈 이야기 -_-

덜컹덜컹, 우리나라 버스만큼 좌우진동이 심한 전철을 타고
하라주쿠 역으로 이동했다.
안내책자에 의하면 하라주쿠 역사가 무진장 귀엽다고 하는데,
그래서 사진을 찍긴 찍었으나;;
그때 직접 봤을 때도, 지금 사진으로 봐도
'아, 옛날 건물같네?' 외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다.
내가 이상한건가 -_-

하라주쿠 역 바로 뒤쪽에 위치한 메이지신궁 앞에는
말로만 듣던 고스로리들을 비롯한 코스프레 소녀들이 우글우글했다.
나는 반바지에 슬리브리스를 입고도
끈적끈적 더워죽겠는데,
그녀들은 몇 겹으로 온 몸으로 칭칭 싸매고도
그늘 하나 없는 그 땡볕에 앉아서 메이크업을 고친다.
더위를 안타는거니? 아님 어려서 용감한거니?
어쨌든 보기만 해도 더운, 어둠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그녀들을 뒤로하고
메이지신궁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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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숲의 이야기


메이지신궁 입구를 떡! 하니 지키고 있는 저 거대한 토오리를 보자
갑자기 숨이 헉 막혔다.
단지 규모가 크기 때문 만은 아니었다.
뭔가 기분이 묘했달까...
토오리를 경계로 안과 밖의 기운이 너무나 다르게 느껴졌다.
저 안 쪽에 무성하게 펼쳐진 숲이라니...
코스프레 소녀들이 진을 치고 있는 앞마당의 풍경과는 너무나 다른 거다.
귀신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저 토오리는
뭔가 신비로운 이야기를 가득 품은 듯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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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술병들


토오리를 지나 조금만 걸어가면 양쪽으로 술병이 늘어져있다.
왼쪽엔 외국에서 선물로 보내왔다는 와인이 담겨진 커다란 오크통이
오른쪽엔 일본 각 지방에서 올렸다는 술병들이 자리하고 있다.
지방특색을 담은 겉면의 포장이 이쁘다.
내 카메라의 촛점은 젤 마음에 들었던 花の舞 에게로!

진정 난 몰랐었네...
이때부터 고생길 시작이었다는 것을-
메이지신궁을 돌아보느라
오전 시간 다 가고,
당연히 내 체력도 바닥나고;;
나모키의 카메라에 담긴 이 때 내 모습은 진짜 처절하다 ㅠ_ㅠ
온몸과 마음이 땀에 쩔어 녹아 내리고
운동화 속 발에서는 열불;;이 나고
슬금슬금 짜증이 울컥울컥 거리는데
진짜 캭!! 입에서 불을 뿜으면서
쓰러져버리고 싶었다.

오후에도 계속해서 하라주쿠, 다이칸야마, 캣츠스트리트를 거쳐 시부야까지
죽음의 워킹이 계속 되었으니...그래서 마음을 다스리느라고 사진이 별로 없다.
내 몸 하나 추스르기에도 너무 힘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미친듯이 걸었던 것 같아.
이전에도 이후에도 우리 이랬던 적은 없는 듯-!

그래도 그 걷는 시간이 나쁘지는 않았다.
몸은 힘들어도 뭔가 천근만근 발걸음을 하나씩 내딛을때마다
내 속에서 뭔가를 이겨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렇게 계속 걸어가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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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만! 씻으세요


이걸 뭐라해야하나;;
참배 하러 들어가기 전에 몸을 정결하게 씻는 물.
살짝 떠서 손을 닦는다, 마시면 안된다.
폭염으로 탈진상태에 있던 내게 정말 차갑고 기분좋은 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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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심


손을 씻고 돌아서자 기도를 마치고 나온 할아버지가
문 밖으로 나와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있다.
신앙심이란-
나는 기독교인이지만,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신의 존재와 마음 속 믿음에 대한 깊은 신앙심에 대해서는
뭔가 숙연한 기분이 든다.
저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면서
더위에 지쳐 헥헥 거리던 나의 마음이
어느새 고요해 안정되어 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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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두근두근, 나도 들어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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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500엔 어치의 소원들


나무판에 소원을 적어서 걸어놓는데 500엔-
비싸다,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뭔가 간절하게 염원하는 것을 적어놓고
이젠 이루어질 거라고 믿는 마음의 위안을 얻는데
500엔이면 그닥 비싼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근데 SS501 짱, 이런거 적어놓는 애들도 많더라;;
500엔 아깝다, 그건 정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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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마음


기도하고 있는 엄마와 딸인 듯한 두 명의 여자가 있었다.
헌금함같은데에 동전을 집어 넣고 박수를 짝짝 치고,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한다.
우리나라의 절이나 궁궐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장식이나 사용한 색도 그렇고, 하지만
뭔지 모를 느낌에 압도당하며
나도 모르게 '와, 멋있다' 하고 있었다.
나는 기도는 하지 않고 나왔다.

음, 정원도 둘러보고 메이지신궁을 모두 돌아본 후
밖으로 나와 간 곳은 다케시타 도리.
길 건너에서만 봐도 북적북적 사람이 무진장 많았다.

가는 길에 나모키와 크레페도 사 먹었다.
길 가에 털썩 걸터앉아 이런거 먹는 기분도 나쁘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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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의식하는 크레페男


테이를 닮은;; 하지만 나름 귀엽게 생긴 점원이 능숙한 솜씨로 크레페를 만들어준다.
딸기 아이스크림과 생크림이 잔뜩 들어간 크레페를 먹자,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요!!!

귀여운 양말도 세 켤레씩 사고는
지도를 보며 오모테산도 쪽으로 이동!
가는 길에 뭐 topshop도 들르고 gap도 들러 보았지만
이미 지칠대로 지쳐 뭔가 제대로 보기도 힘들었다.
이때 나는 사진 찍을 생각도 못하고
나모키만 좀 찍고-
그래서 난 사진이 없다;;

오모테산도 힐스를 구경하면서 땀도 좀 식히고,
별다방에서 커피도 쫏쫏 하면서 기력을 회복한 후에
캣츠스트리트도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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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


오늘 문 닫아요. 라는 안내문도 저렇게 빈티지한 것으로 붙여주는 센스!!
아아, 이뿌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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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방긋의 주역, 다코야키!


캣츠스트리스를 통해 시부야로 가는 길 중간에 있는 다코야키 집.
길 건너에서 사진 한 방 찍어주시고,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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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꼴깍-


노릇노릇 맛나게 구워지고 있다, 나는 이때부터 급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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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볶아요 +_+


쏘쓰와 가쓰오부지도 퐉퐉 뿌려서 미니코크랑 함께 먹으면
진정 난 햄볶아요-!!!!
다코야키 집 앞에 놓인 저 빨간 벤치마저도 스타일리쉬하게 느껴지는 것은
여행자의 들뜬 마음 때문인걸까-

암튼 다코야키 한 판에 완전 신난 징징은
더욱 힘찬 발걸음으로 시부야까지 무사 도착!!
도큐핸즈며 시부야 거리며 샅샅이 뒤짐하였다;;

츠키지혼텐에 가서 간장+와사비없는 초밥으로 배를 채우고 나오자
갑자기 엄청난 큰 비와 천둥번개 찾아오시고,
어쩌지어쩌지 백만번 하고 있는데
나모키가 용감하게 뛰어가서 우산을 사왔다.
이거 서울까지 기어코 들고와서 요즘도 잘 쓰고 있다, 푸히힛-

그리고 호텔로 돌아와서는 맥주캔 따자 마자 또 기절;;

마지막 편인 Tokyo, 2007 Summer_3-!!도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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