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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Christmas

d. JiNJiN KitCheN

by 징징_ 2007. 12. 2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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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처음으로 함께 보내는 크리스마스는 사람많고 차많은 복잡한 곳에서 고생하는 것 보다
바둥이도있고 맛있는 것도 가득 있는 따뜻한 우리집에서 여유롭게 보내고 싶었다.
이젠 서로서로 누구보다 든든한 내 편, 누구보다 편안한 내 가족이니깐 :D

나는 24일에는 휴가를 내고 미뤄두었던 집안 청소를 했다. 여기저기 찜찜하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모르는 척 했던
구석진 곳까지 묵은 때 싹 닦아내고,  팔이 빠져라 걸레질하느라 완전 힘들었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집을 보면
저절로 흐뭇해지는 걸-!! 하지만 집에 돌아온 나모키는 그닥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T^T
집안일은 끝도 없고, 열심히 해도 티는 잘 안나고 안하면 티 팍 난다는 엄마의 말씀을 뼈저리게 느꼈다, 크흣!!!

아무튼 청소 싹 해놓고, 동사무소가서 볼일도 보고, 마트가서 장도 보고, 정육점가서 고기도 하고,
총총 걸음으로 돌아와 저녁을 짓고- 완전 주부징징으로서의 하루!

01

센스쟁이 몽니공쥬님이 선물해주신 앞치마를 입고 :)
남편 퇴근시간에 맞추어 준비하는 오늘 저녁은,
오빠가 좋아하는 고기와 버섯, 내가 좋아하는 양파와 파프리카가 가득 들어있는 버섯덮밥!
1. 먼저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와인 또는 미림, 소금, 후추로 밑간을 살짝 해둔다.
2. 여러 가지 종류의 버섯을 깨끗하게 씻어 고기와 비슷한 크기로 준비한다.
3. 양파와 색색의 파프리카도 역시 같은 크기로 썰어둔다.
4.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마늘을 넣거 향을 살짝 낸 후, 고기 투하! 달달 볶는다.
5. 양파와 파프리카를 넣고 조금 후에 버섯을 넣고 볶는다.
   야채가 물러지거나 고기와 버섯의 즙이 모두 빠져나가지 않도록 센불에서 짧은 시간에 확 볶아야 한다.
6. 표고버섯 불린 물이나 미리 끓여놓은 육수를 넣고, 굴소스와 국간장으로 간을 한다.
7. 바글바글 끓으면, 녹말물을 넣어 걸쭉하게 농도를 조절해준다.
8. 먹는다!!!

신기하게도 주황색 파프리카가 익어 노란색으로 변했다, 보람없어-_-
음식에서 붉은색이 없어진 것이 아쉽지만, 오늘은 이걸로 만족;;
삼성역에 사람이 너무 많이 퇴근하는데 고생고생 오래걸린 남편,
집에 오자마자 척! 하고 따끈따끈한 버섯덮밥을 내놓자 정말 설거지 하듯 싹 비워냈다.
아, 이쁘다! 아, 기쁘다! 푸흡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줄 때 제일 기쁘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여잔가봐-


크리스마스때마다 빵집마다 케익상자를 산처럼 쌓아놓고 파는데, 우리집은 한번도 그걸 사먹어본 적이 없다.
언제나 엄마가 구워주는 구겔호프 헤즐넛케익을 먹곤 했으니까-
훨씬 맛있는 홈메이드 케익을 먹으면서도 어쩐지 사은품도 주는 파리바게뜨 케익을 먹어보고 싶던 나는,
올해는 꼭! 케익 사먹어야 한다고 남편에게 강력 주장했었다.
집 앞 파리바게뜨에 가서 모카쉬퐁 케익을 사고, 북극곰 모자를 받았다;;
그렇지만 나는 절대로 이게 갖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정말 아니다!!!
그래도 주니까 받아야지 뭐; 한 번 써볼까나?

01

어쩌지;; 재밌다 ☞☜
흐흠-

01

저녁을 먹고는 촛불 켜고 케익이랑 와인이랑 치즈를 먹었다.
촛불만 있는 어두운 곳에서 사부작사부작 대면서도 절대 불을 안켜는 나를 보고
'거 참, 불 끄는거 좋아하네...' 란다. 응 나 좋아해 +_+ 나 불끄고 촛불 켜는거 너무 좋아해!!
먼먼이랑 윰미가 선물해준 향초가 드디어 제 몸을 불 태우며 빛을 내는구나-
살짝 나른하게 앉아서 둘이 이야기하면서 와인 쫏쫏하는건 정말 행복하구나.
바둥이는 옆에서 늘어지게 자고 있다.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서 같이 신나게 놀아줬더니
고게 피곤했는지 툭툭 건드려도 절대 안 일어난다;;


그런데 오빠가 갑자기 짜잔! 하고 선물을 주는거다!!
원래 나는 지난 주에 벌써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는데!!
필름 카메라 Nikon EM 이랑 하프 카메라 OLYMPUS-PEN EE-3, 이렇게 두개나 받았는데!!
또 주네!!! 어익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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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좋은 선물 받았다고 즐거워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몰래 준비해서 깜짝 놀래켜주니
살짜쿵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고마워요, 쌩큐베리감사-♡
완전 센스있는 나모키의 선물은
옅은 핑크 케이스가 너무나 이쁜 스프레이 세럼과 고운 펄이 가득 들어있는 역시 핑크 하이라이트 파우더!
특히나 저 미스트는 아까워서 어떻게 못쓰겠다고 그랬더니 나모키가 '아끼면 똥 된다'고 말해주었다;;

그렇게 47인치 블루레이로 007 카지노 로얄(완전 몸연기;;제임스본드씨)을 보면서 새벽까지 단란 도란도란-


3,4시간 밖에 못 잤지만, 성탄절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나란히 성탄예배에 참석하였다.
졸려서 고생한 우리 남편을 데리고 광화문에 차를 대놓고는
명동으로, 남대문으로, 시청으로 한바퀴 죽 돌아오다가 완전 죽을 뻔한 징징!!
징글징글한 인파에 휩쓸려 힘들고 안신던 구두를 신어 발가락이 힘들고;;
주차장으로 돌아올 때 쯤엔 거의 발의 고통때문에 얼굴에 웃음에 사라진 내 눈치를 보면서 보조를 맞추느라
고생한 오빠에게 '뾰족한 하이힐 신고 또각또각 걷지 못해 미안해, 내가 시크하지 못해서 미안해' 라고 하자
오빠는 '넌 시크해, 다만 살발이고 발가락이 사각일 뿐이야'라고 위로해주었다;;

집에 돌아와서는, 자세히보면 디테일 와방 떨어지지만 힐끗 보면 이쁜;;
모던하우스에서 장만한 크리스마스 식기에 스테이크를 담고, 기분을 좀 내보았다.
브로콜리도 삶고 양상추고 씻고 매쉬드 포테이토와 스테이크 소스도 직접 만들어서
후다닥 간편하게 즐기는 스테이크를 룰루랄라~ 맛있게 먹고 :D
남편은 코스트코에서 사온 돈코츠라멘 사발면을 또 먹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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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크리스마스 연휴는 이렇게 지나갔다.
편안하고 따뜻하면서, 왁자지껄 재미있으면서-
내년에는 또 어떤 크리스마스가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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