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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118 FRI

b. DaiLy NotE

by 징징_ 2008. 1. 1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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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내 자리에 앉아
한참 모니터를 바라보며 키보드를 두드리다가
왼쪽에 펼쳐놓은 작은 거울 속의 나를 보면
눈동자에는 빛이 없고, T존은 격하게 번들거린다.

기름 종이를 한 장 뽑아 톡톡 두드리고
에휴, 하고 한숨을 한 번 쉰 후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 카드키와 커다란 머그를 챙겨 나온다.

싱크대에 가서 컵을 씻어 한 켠에 놓아두고,
향이 마음에 들지 않는 물비누를 칙칙 짜서 손을 씻고,
거친 종이타올로 대충 물기를 닦고 나온다.

삑-
카드키를 찍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보땡이 아들내미 지호의 돌잔치 답례품으로 받은
루이보스티 티백을 꺼내어 커다란 머그컵에 담고
뜨거운 물을 가득 담는다.
진한 루이보스티의 색과 향이 점점 우러나오면
어느 쯔음에 티백을 꺼내어
미련없이 쓰레기통에 버리고
손에 핸드크림을 바르고
얼굴에  스프레이세럼을 뿌리면서
잠깐 차를 식힌다.

홀짝홀짝-
이런 식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차를 마시고
그냥 물을 마시지만,
언제나 제일 마지막 잔은 다 마시지 못하고
1/3쯤 남겨준 채 퇴근한다.

지루하고 일상적인 지극히 반복적인 행위들이지만,
그나마도 이것이 없으면 이 건조하고 건조하고 건조한 사무실에서
도통 살아남을 수가 없으니-
젖은 수건이라도 여기저기 널어두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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