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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t Anniversary

a. J i N J i N

by 징징_ 2008. 6. 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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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설정은 잘못됐지만! T^T / Klasse S + Agfa Vista 100


지난 5월 26일, 나모키와의 결혼 1주년을 기념해서 퇴근 후 즐거운 저녁식사를 했다. 함께 살아온 1년을 축하하며 다녀온 일본여행의 설렘이 살짝 가물가물해질 무렵, 다시 한번 챙기는 진짜 기념일은 즐거웠다. 월요일이었지만, 다른 월요일과는 달리 아침부터 기분도 가볍고 몸도 가뿐했다. 종훈오빠의 추천을 참고하여, 이태원의 라 시갈 몽마르뜨(La Cigale Montmartre)에 예약을 해두었다.

01

테라스에 앉아 홍합요리에 맥주 한 잔 하기에 딱 좋은 곳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해산물을 싫어하는 부산 사나이 나모키와 함께이므로 우리는 비프 스테이크와 닭고기 요리를 주문했다. 아주 맛있었다. 몸집을 고려하지 않고, 언제나 모든 음식을 반으로 나누어 먹이는 나모키는 그날도 연신 스테이크를 썰어 내 접시위에 늘어놓았다. 미디움이 아닌 미디움웰던으로 구워졌지만 아주 부드러웠고 함께나온 야채에 특이하게도 따뜻한 드레싱이 잘 어울렸다. 야채와 함께 조리된 닭고기를 베이컨으로 감싸 구워낸 요리는 곁들여진 크림소스의 고소한 맛과 어우러져 적당히 기름지고 적당히 부드러웠다. 강한 향을 내뿜어내는 허브는 잠시 한 쪽으로 치워두고- 나는 생맥주를, 오빠는 호가든을 시켜서 더운 초여름 밤에 벌컥벌컥, 캬하-!!


나란히 장만한 Klasse S를 꺼내들고 사진찍고, 수다떨고 하는 시간이 너무나 여유로워 나른해져버렸다. "사라매사라매"를 하루에 백번쯤 이야기하는 우리가 그 날은 별 말 없이, 그냥 웃고, 그냥 쳐다보고, 또 그냥 웃고 그랬다. 그래도 다 알 것 같으니까- 우리를 둘러싼 공기는 뭔가 특별한 듯 느껴지는, 마법같은 시간에 마냥 배실배실 웃음이 새어나오는 걸 참을 수가 없었다.

신기한 건, 나 스스로가 결혼기념념일, 그 당일에 뭔가 거대하고 특별한 이벤트를 기대하기 보다는  정말 일상에 충실한 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이미 나는 결혼생활에서 충분한 행복과 기대했던 특별한 무언가를 얻고 있기에, 그저 "행복한 또 하나의 하루"를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밥을 먹고, 맥주 한잔에 빨개지는 나모키의 얼굴을 보고 웃고, 손을 잡고 벤치에 앉아 시원한 저녁바람을 만끽하고, 모기에 물렸다며 호들갑을 떨고, "사라마니깜요 사라마니깜요!"를 백 번쯤 외치면서, 집으로 돌아와 바둥이 구름이와 함께하며 따뜻한 홍차를 한 잔 하고, 꼬리골절 최댈님이 선사하신 아스크림 케익까지 먹고는, 새로 깐 여름이불의 뽀송함을 느끼면서 잠자리에 드는 것. 무엇이 더 필요할까?

이게 바로 내가 원했던 행복인걸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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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남.편. / Klasse S + Agfa Vista 100

 
행복하게 해줘서 고마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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