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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a. J i N J i N

by 징징_ 2008. 8. 1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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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작년 12월 초, 미용실에서 볼륨매직을 한 이후로 만 8개월 동안 머리를 방치했다.
근근히 잘 버텨왔는데, 6월쯔음이 되자
장마의 시작과 함께 습기를 머금은 돼지털머리들이 번성하고 창대하였다.
사무실에서 매일 보든, 아니면 오랜만에 만나든간에 나를 보는 사람들마다
"머리 해야겠다." "머리 안해?" "머리 좀 하라니까!" 라고 ☞☜
하기사 머리를 돌돌 말아올려 똥!머리를 하고 다녀도
머리 표면에 자리잡은 뻣뻣 꼬부랑 머리털은 감춰지지 않았다.
마침 내가 가는 미용실 쌤도 임신 관계로 8월부터는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 8월엔 꼭 가야했다.
금요일, 아니고 토요일 새벽 1시 30분에 일산까지 가서 '다크나이트(♡)'를 보고
집에 돌아온게 4시, 잠자리에 든게 해 뜨고 6시;;
9시 30분에 일어나서 씻고 11시 예약해 둔 미용실로 고고싱!
덕분에 머리하는 내내 통유리로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면서 졸았답;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불하고(모닝30% 할인안해줬음 울었을거얍;;) 매직+세팅을 했다.
미용실 언니는 내 머릿결이 참 튼튼하다고 했다. 튼튼...튼튼...튼튼...

b.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나모키가 바둥, 구름이를 데리고 나왔다.
홍대 앞 405 Kitchen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진.짜. 더웠지만 바둠바와 구름바가 있으니 에어컨의 축복을 받지 못하는 테라스에 앉았다.
역시....덥다!!!!! 덥다!!!!!!! 덥다!!!!!!!!! 덥다!!!!!!!!!!!!! 덥다!!!!!!!!!!!!!!!!!!!!!!
방금 머리하고 나왔기에, 더워도 묶지 못하는 괴로움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먹어보고 싶었던 405 kitchen의 브런치는 맛있었고
나모키가 시킨 프로슈토 샌드위치도 완전 맘에 들었고
커피는 진하게 부탁했는데 적당하게 나와서 연하게를 선택했으면 어쩔뻔했을까 싶고
바둥이랑 구름이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완전 신나했다.

시간이 지나자 빗방울이 100개쯤 떨어지기도 했고,
더운만큼 더 시원한 바람이 목덜미 땀을 식혀주기도 했고
호기심 대왕 바둥이랑 대인배 구름이의 낯선 곳에서의 모습을 보면서 재미있기도 했고
그렇게 거의 서너시간을 테라스에 앉아 한여름을 만끽했다.

c.
집에 돌아와서는 여자핸드볼 경기를 보면서 강판에 감자 세 알을 갈았다.
한입 크기로 감자전을 지져 낼롬낼롬 집어먹었다.

d.
최민호의 한판승 경기와 포스 넘치는 여자 양궁 단체전 경기를 보고
주구장창 다시 보여주는 박태환의 경기도 보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가슴 짠한 화이팅을 보여주는 여자 핸드볼 경기였다.
투혼이랄까, 근성이랄까- 그녀들의 얼굴이 클로즈업될때마다 왜르케 가슴이 짠한건지.

e.
일요일 저녁 식사로는
항상 끓이던 것과 조금 다른 집된장+시판된장의 비율로 된장찌개를 끓이고
안동 간고등어를 굽고, 양배추를 찌고 엄마가 준 깻잎을 내고
더워서 입안이 까끌하니 찹쌀을 넣어 밥을 지었다.
양배추를 펼치고 쌈장을 얹고 밥을 얹고 된장찌개에서 양파랑 호박을 건져 얹고
쌈을 싸서 크으게 한 입 벌려 먹는다.

=
영화를 보고 새벽 3시에 나와서 푹푹 찌던 토요일 새벽,
하루종일 에어컨을 켜고 지내야했던,
정말이지 '폭염'이라는 두 글자를 온 몸으로 느꼈던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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