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조교질(!)을 하고 있는 기마나를 전격 방문하기로 하였다.
나의 엔조이라이프파트너카에;; 기마나는 이대 동문으로서
현재 동대학원 교육대학원에 재학중인 원생이다.
외로이 학관 강사실에서 조교질을 하며,
"나 아주아주 심심해 죽어 아무도 없어 ㅜ.ㅜ" 라며 문자를 날리는 카에;; 기마나양!
기다려, 내가 간다-!!!
지하철을 탈까 잠시 고민하다가,
햇살도 졍말졍말 좋은데다가 핑크 DS Lite로 마리오를 하기 위해서;;
갈아타지 않고 한번에 후문까지 데려다 주는 161번 버스를 타기로 결심했다.
가을햇빛을 썬블록도 바르지 않은 쌩얼로 가득 반겨주며 학교 후문에 도착!
이때부터 찐찐은 [무척흥분모드]에 돌입하게 된다.
학관 복도, 교도소가 아니라구요, 우어어 T_T
후문을 지나 바로 옆에 위치한 인문대의 후진 고풍스런 건물, 학관에 도착-!!!
이 건물에서 5년을 부비적거리며 학교를 다닌 찐찐은, 건물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혼자 미친듯이 흥분해서 완소 SKY IM-7400으로 마구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여전히 찰칵찰칵 소리는 우렁찼지만, 졸업생은 수치심따위 모른다는 거;;;
회색이 주를 이루는 후진 고풍스런 학관은 진짜루 내가 학교에 왔구나!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작은 교실들이 다닥다닥, 완전 미끄러운(!!!!) 바닥과 낡은 검은색 철제 프레임의 창문들, 그리워-!!! 울컥;;
학교 교정에서 허리에 손 두르고 다니는 니들은 뭐냐-!!!!
후문에서 가장 가까운 문은 바로 여기인데, 졸업 무렵엔 주로 등교길에 버스를 이용했던 찐찐은 이 문으로 다녔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계단은 다른 쪽 오르막길보다 훨씬 오르기가 수월해서 더 좋았기도 했고-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학관 4층 정도 올라가려면 숨이 헉헉 차오르는게 얼굴이 붉어지면서 가지런하며 도도했던 몸가짐마저 흐트러지게 된다. 그게 완만한 오르막길이라고 절대 얕보면 안되는게, 다리가 축축 쳐지는 것이 그냥 계단보다 훨씬 더 힘들다는 사실-!! 근데 왠지 학관의 대부분의 길은 이런 미끄럼방지 테잎이 붙어있(어도 미끄럽기 짝이없)는 오르막길인거다.
저 멍한 표정은 어쩔꺼야, 히릿-
암튼 기마나가 조교질을 하고 있는 학관 4층 강사실까지 올라가는 길엔, 계단 층간 마다 있는 전신거울에서 셀프도 한 장-
예전엔 여기서 셀프샷 찍을 때엔, 뭇 학우들의 눈치를 몹시나 신경쓰며 결국 제대로 찍지도 못하거나, 사람없을 때 후다닥 급샷이나 찍어대곤 했었는데, 역시나 졸업생은 수치심따위 모른다는 거;;;
요 같은 자리에서 셀프샷을 찍은게 몇 장 있는데, 주르륵 놓고 비교해보면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을 듯. 늙어가는 찐찐과 변함없는 학관, 이거 왠지 서글퍼지잖아 T_T
어쨌든 학관 4층까지 쌕쌕거리며;;; 올라간 찐찐은 기마나와 반가이 상봉, 기마나 퇴근시간인 5시까지 버티기 돌입!! 5시 땡, 치고 아니라 실은 4시 59분에 퇴근;;;
추억 회상 도우미 기마나양
후다닥 짐을 챙겨 나온 기마나와 찐찐은 저녁으로 완.소. 이화사랑의 참치김밥과 아이스 라떼를 먹기 위해 포관으로 향한다. 포관쪽으로 바로 이어지는 지름길로 가기 위해 다시 한번 오르막길로-
학관 4층의 계단식 대형 강의실 옆 길인 이 곳은 정녕 오르기보다 내려갈 때가 가슴에 사무치는 길이다. 가끔 멋진 여대생으로서 힐을 신고 학교에 갔다가 이 길을 내려갈 때면... 아악, 생각만해도 몸서리가 쳐진다.
일단 이 길은 매우 가파르다, 그리고 미끄럽다. 힐을 신고 이 길을 걸어 내려가면 발꼬락이 신발 앞쪽으로 쏠려 몹시 괴롭다, 그리고 미끄럽다. 앞서 말했지만, 미끄럼방지 테잎을 저리 촘촘하게 붙였어도 대빵 미끄럽기만 한건 정말이지 미스테리이다. 찐찐도 여기서 미끄덩, 삐끗한게 한두번이 아니다.
이화사랑 간판과 기마나
이화사랑은 여전했다. 징검다리 휴일에 낑겨있던 날이라 조금 한산하긴 했지만, 여전히 빨간소파에 신발벗고 널부러진 아이들이 있고 센스있는 선곡의 음악이 흐르고, 내 싸랑 참치김밥이 있었다.
다만 이화사랑의 음료가 전부 100원씩 오르고 김밥의 메뉴가 조금 다양해졌다는 것이 달라졌을 뿐-
이화사랑에 들어서면서, 잠시 진정했었던 나는 또 몹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지나는 사람 길 막고 간판까지 찍어댄거다-!!
"내가 샀다" 거만한 표정의 기마나
먼 길 달려 조교질하는 기마나를 찾아온 찐찐에게 기마나가 거하게 저녁을 대접했다. 메뉴는 참치김치김밥과 치즈김밥, 그리고 단연 아이스 라떼 >ㅅ< , 라뷰♡
치즈김밥엔 노란 슬라이스 체다치즈와 하얀 모짜렐라 치즈가 들어있는데, 조화롭운 맛의 향연을 위해서는 이화사랑 내에 비치된 전자렌지에 살자쿵 돌려 먹으면 된다. 그러면 순식간에 단가 1.5배 높아보이는 완전 고급김밥;;이 되어버린다.
자칫 치즈를 더욱 부드럽게 녹이려는 마음에 과욕을 부려 너무 오래 돌려버리면 치즈가 심하게 녹아 김밥의 형체가 사그라들고 또한 전자렌지 내에 김밥 냄새가 심하게 가득차 버리므로 항상 주의 할 것, 과한 욕심을 버릴 것- (우리는 절대 주의하고 욕심 부리지 않았었다;;)
호사다 호사, 네일케어 받은 우리 손
다음은 오랜 숙원사업인 네일 케어를 받을 차례-!!
왕수다를 떨며 기본케어를 끝내고 컬러 선택의 시간! 나는 진하고 선명한 색을 바르고 싶었지만, 손이 너무 마르고 손톱도 긴 편이라 그런거 바르면 안돼욧-!!이라는 언니 말에 무난한 연보라+핑크를 바르기로 했다. 대신 나의 염원은 기마나의 손 위에서 멋진 보라색으로 꽃피어났다. 기마나의 손은 작고 곧고 하얗고 이뻐서 진하고 선명한 색이 잘 어울린다. 부럽;; 그 옆에 있으니 내 손은 너무 우중충해 보이는 것 같아, 흑! 그냥 다음에는 연핑크나 살색, 이런거나 발라야겠다, 흑!
심지어 좋아서 우는 기마나와 4컷 기념촬영
나의 엔조이라이프파트너카에;;기마나는, 내 얘기에 나보다 먼저 울어주고 웃어주는 친구이다. (이화사랑에서 너 달래느라 죽는 줄 알았다, 이긋아-!!!)
기마나는 나더러 "찝찝하고 센 영화를 같이 보는 친구"라 칭하기도 했지만, 난 아니다. 친구야! 난 널 고상하게 미술관 친구라고 부른다구-!! 으하핫
이 날의, 평생 함께할 거란 믿는 친구와의 모교방문은 정녕 지친 내 맘에, 메마른 가뭄의 단비같은 기쁨을 주었다. (갑자기 교훈적 말투 등장;;) 마무리가 안된다. 그냥 너무너무 좋았다고 말할래-!!!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