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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정오

e. JiNJiN MadE

by 징징_ 2009. 2. 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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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손을 움직이는 걸 참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어릴 적 부터 소소한 또는 잡다구리한 취미들이 좀 있었다.
스티커를 모은다던가
(용돈 박박 긁어모아서 그 비싼 샌디라이온 스티커 사고 미쿡 가서도 스티커 왕창 사오고;;
하지만 아까워서 쓰지는 못하고 스티커북에 이리 붙였다 저리 붙였다만 무한반복!)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초딩그림을 그린다던가
학창시절 친구들한테 쪽지나 편지를 줄 때도 나름 손으로 다 만들어서 주고
가정시간에 블라우스나 치마나 바늘쌈지 만들기, 수놓기 이런거 하면 마구 신나서 하고
스크랩 좋아해서 잡지같은거 보면 맘에 드는 사진죄다 오려서 커다라 스크랩북에 척척 갖다 붙이고
CA도 방송반 이외에는 수예반 (물론 고딩때는 다 귀찮아서 환경반;; 이런거 했었다만, 흐!)
피아노 치는 것도 좋아했고 바이얼린도 참 사랑했고 클래식기타도 재밌었고(지금은 뭐..../담배/)

암튼 근데 요즈음 내가 손 쓰는건,
밥하고 일하고 이런거 빼고 취미로 손 쓰는건
오직 테트리스 밖에 없더라는 걸 불현듯 깨달았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손바느질을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곳은 완전 신세계! 완전 지름의 세계!
뭐 이리 이쁘고 귀여운게 많아-
꾹꾹 참아가면서 천 몇 가지와 기본 부자재들만 살짝 주문해보았다.
그래도 기본이 오만원이구나 T^T
(사실 배송비 아낀다는 핑계로 일부러 오만원 채워서 주문했답;;)

처음이니까 간단하게 티코스터나 테이블매트, 아이팟 케이스 이런거 만들어보려고 한다.

Sony α300 + SAL 50F14


나중에 뒤틀림이나 형태변형을 막기 위해서는 선세탁을 해야한다고 해서
토요일 정오쯔음,
와 정말 따스워서 봄같이 느껴지던 날씨
베란다 창문 활짝 열어놓고는
6가지 천을 비슷한 색깔별로 모아서
세번에 걸쳐 드럼세탁기에 울코스로 돌려서
탁탁 털어 잠시 말리다가
다리미로 슥슥 다려서 착착 정리해두었다.

재봉틀 너무 사고 싶은데, 지금 집엔 둘 데도 없고
한 두 푼도 아닌데 사두고 안쓰면 어쩌나 겁도 나서
손바느질 열심히 해보면서 생각 좀 해봐야겠다.


Sony α300 + SAL 50F14


정말!
한손에는 아메리카노 한 잔 들고 한 손으로 슥슥 다림질 하는거 너무 기분 좋았다.
솔솔 불어오는 포근한 바람, 네스프레소 버튼 누르는 순간 집안에 확 퍼지는 커피향
그리고 갓 세탁한 천에서 풍기는 세제냄새-
절로 콧노래가 흥얼흥얼 흘러나왔다.
별 것 아닌데도 그 순간의 나는
우와 나 지금 진짜 행복해! 눈물이 날 것 같네!
이런 기분이랄까? ☞☜

주말동안 귀여운 하늘색 도트무늬 천으로 주말 새에 티코스터 두 개 완성!
앞으로 계속해서 열심히 해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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