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가지고 하는건 아니니까 하나, 둘씩 의견 내고 맞추고 구체화시켜가면서 정말이지 흰머리 백개 생기고, 눈가 주름 깊어지고, 다크써클 턱까지 내려와버린 기분이다. 실제로는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로 인해 살이 쪘다. (핑계하고는-!!)
그러던 중에...
문득,
지난 가을 끝무렵에 오빠랑 다녀온 봄나들이 때는 이런 걱정없는 표정이며, 투스텝을 구사하던 가벼운 발걸음이며, 그래서, 그런게 그리워져서 주섬주섬 지난 사진을 뒤져봤다.
페이퍼테이너 뮤지엄 앞 계단에 앉아, 내 코사지까지 달아준 신발을 자랑스게 들이밀었다, 울룩불룩 역류하는;; 핏줄은 자체 패스 해주세요! 내가 이뻐하는 신발이라고 같이 이뻐하는 눈으로 바라보면서 무릎꿇고 사진 찍어주는 고마운 오빠.
언제부터인가 오빠한테 찍히는 사진 속 내 모습은 특별해졌다. 오빠가 날 특별한 눈으로 바라봐주어서 그런걸까? 오빠가 날 특별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믿음이 생겨서 그런걸까?
오빠 사진 속의 나는 맘껏 행복하고 맘껏 신나고 맘껏 웃고 있다 :D
그리고 오빤 "도대체 왜, 도대체 뭐가?" 했지만 나는 맘에 들어했던 오빠 사진,
후드점퍼 + 청바지 + 컨버스 + 삐죽머리 = 딱 찡찡오빠-!!! 너무나 찡찡오빠답게 나와 마음에 쏙 든다. 잠을 못 자서인지, 얼굴은 까칠해도 저 표정은
나만 아는 귀염둥이 표정인걸 :P
오빠의
Polaroid JOYCAM으로 찍은 사진들, 커피빈에서 컵히 홀짝거리면서 좍 늘어놓아 보았다. 오래된 폴라로이드라 그런지, 흐릿하지만 그런 빛바랜 느낌이 더 좋게만 느껴진다. 저 안에는 신난 징징, 폴짝폴짝 뛰는 징징, 햇살에 찡긋하는 징징 등 갖가지 징징이 존재, 비록 찡찡오빠는 한 종류(살짝 찡그리면서 웃는)뿐이지만
어쨌든 둘다 웃고 있다는 것이 중요!
저렇게 살짝 손시려운 늦가을에도 둘이 신나게 웃으면서 그랬잖아, 초심을 잃지말고 우리 차근차근 잘 준비해서 앞으로 내내 저 때 저 마음으로 살 수 있도록 해요. 햇.살.반.짝. 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