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트레이닝

보땡이 아들 지호 선물사러 현대백화점에 갔다. 엘레베타.를 탔다. 4층에서 엘레베타.문이 지잉- 열렸다. 하얀 원피스에 하얀 부츠를 신은 그녀의 뒷모습이 보였다. 아니, 백화점에 웬 간호사? 으흥? -_- 그제서야 눈에 들어온건 NDS 체험 부스-!!! 그녀는 간호사가 아니고 사람들에게 NDS 체험(실은 NDS 및 소프트 구매)을 권하는 판매원이었던 것. 이미 NDS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전 발빠른 찡찡오빠 덕에 일본어 버젼으로 NDS를 소지하고 있었던 나는, 무려 우리의 구입가보다 2만원이나!!!! 싸게 출시된 한국판 NDS에 깊은 배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어쩐지 장동건이 나오는 광고를 보면, 해보고는 싶지만 애써 흥! 하면 외면해 왔던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찡찡오빠의 두 손에는 두뇌트레이닝 소프트가 들어있는 NDS가 들려있었다. 사실 두뇌트레이닝 엄청엄청 해보고 싶었던 거다;; 하핫.

의욕넘치게 '체험판'을 실행해보는 찡찡오빠는, 그러나 그의 뇌연령 측정결과는 80대 (푸후후훗!!!)로 나와버렸다. 아니, 이런 영감탱이를 모시고 살 수는 없다!!! 하여, 엄청 살짝 열받은 충격받은 찡찡오빠는 두뇌트레이닝 소프트를 두 개 과감히 질러주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닌텐도의 마케팅 전략에 순진하게 휘말려든 우리 두 사람, 나도 체험판으로 해보니 70대가 나오더라. 하기사, 최저 뇌연령이 20세로 맞추어져 있는데, 체험판에서 측정되는 연령이 높게 나와야 이렇게 우리처럼 불끈! 해서 사게 되지, 정직하거나 혹은 운좋게라도 뇌연령이 낮게 나오면 소프트가 팔리겠는가 말이다. 우후후.

그 날 이후로, 우리의 매일매일은 두뇌 트레이닝!! 젊은 뇌를 가져보자, 순발력 넘치는 살아 꿈틀대는 순두부 뇌를 만들어보자!! 는 다짐으로 예전 같으면 퇴근 후 그냥 컵히 마시면서 수다 떨 시간에도 두뇌트레이닝, 영화보고 나와서 12시가 다 되어가는 마주보고 앉아 밤늦은 시간에도 두뇌 트레이닝, 밥 먹고 나서도 그 자리에 앉아 두뇌 트레이닝, 그랬던 것이다. 매일매일 트레이닝을 완료하면 달력에 도장이 찍힌다. 도장이 빠지는건 참을 수 없어!! 자려고 누웠다가도 아차, 오늘 두뇌 트레이닝! 하면서 열심히 문제를 푸는 것이다.

얘가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참으로 귀여운 것이, 매일매일 트레이닝을 빠짐없이 하여 도장이 일정 개수 이상이 되면 기본 메뉴(계산20회, 계산 100회, 명작 읽기 등)외에 새롭게 트레이닝 항목이 생겨난다. [???]로 표시되어 있던 숨어 있는 트레이닝 메뉴를 보다가 도장을 딱! 찍는 순간, 새로운 트레이닝 항목이 생겼다는 메시지를 보면 어찌나 뿌듯한지 모른다. 도장도 개수가 늘어나면, 그 디자인을 직접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나는 늘 그렇듯 민둥머리 캐릭터로 장식, 히히!) 게다가 매 항목마다 신기록을 갱신하는 즐거움이란-!! 아무튼 여러가지 아기자기하고 또 꽤나 승부욕을 불태우게 만드는 요소들이 곳곳에 포진해있어, 같은 항목을 매일 반복해도 도무지 지루하거나 싫증이 나지 않는다. 실제로 순발력과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듯. 흐헤헤-

아무튼 찡찡오빠도 여러 날의 트레이닝을 거쳐 자기 나이의 뇌연령을 찾아가고 있으며, 나 또한 컨디션에 따라 기복은 있으나 어느 정도 젊은 뇌;;를 유지하고 있다. 치매 방지를 위해서도 좋은 놀잇감;; (치매 걱정할 나이가 온 것인가. 딴 이야기지만, 고스톱이 치매예방에 좋다든데, 이번 구정에 드디어 찡찡 오빠를 고스톱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움하하하하!!! 왕초보가 얼떨결에 12,000원 따고나자 부쩍 재미가 붙은 모양 :D 귀엽다!) 오늘도 우리는 매일매일 두뇌 트레이닝!!! 이제는 매일매일 영어 삼매경에 빠질 차례;;;

첫 뇌연령 측정 결과 64세!!!!! 장난하냐!!!!!!

이틀 후 뇌연령 측정 결과, 최저 연령인 20세!!!!! 본 궤도에 올랐도다, 으허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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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를 쓴 건 지금으로부터 약 2주 전. 현재는 두뇌 트레이닝 뿐만 아니라 영어 삼매경과 응원단게임에도 홈빡 빠져있다. 화장실에서도 응원단 게임하다가 엄마가 시끄럽다고 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