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SAKURA CRAY-PAS

a. J i N J i N

by 징징_ 2007. 2. 13. 01:55

본문

마트에만 가면 문구 완구 코너에서 정신을 못 차리는 JiNJiN. 그 중에서도 정말 몇 푼 안되니 살까말까 백번도 넘게 고민하면서도, 에잇 정작 사놓고 쓰지도 않을거, 하면서 만지작하다마는 아이템들이 몇개 있으니 그게 바로 스케치북, 종합장, 크레파스, 물감이다. (쓰고보니 모두 그림그리는 재료네;;)

어릴때는 항상 오빠가 쓰던 학용품을 물려받아 쓰곤 했는데, 그것은 실로폰, 탬버린+캐스터네츠+트라이앵글 3종세트, 멜로디언, 표준 또는 동아 전과, 기타 등등이었다. 항상 나의 불만은 또래 아이들은 새로나온 학용품을 가지고 다니는 반면 나는 3년 전에 나온 '오빠 이름이 쓰여진' 학용품을 써야한다는 것이었다. 예쁜 색 케이스에 무지개 색 건반이 아닌, 그냥 노란 케이스에 모두다 은색 건반인 실로폰에 오빠 이름 밑에 적혀진 내 이름... 항상 그게 불만이었던 거다. 나도 내 이름만 적혀있는 새로 나온 학용품을 당당히 갖고 다니고 싶었다. 3년 터울의 오빠를 가진 설움이었달까-

그 중에서도 크레파스는 정말 ㅜ.ㅜ 많이 쓰는 색은 대부분 두개씩 들어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물려내려올 때 쯤이면 언제나 엄청 닳아 작아져있거나 아님 아예 없거나였다. 그러면 엄마는 낱개 크레파스는 사서 넣어주곤 했다. 얘만 포장지가 다르잖아!! 하고 징징거려도 우리 엄마는 언제나 알뜰주부였으니까 들을 턱이 없다! 나도 애들처럼 긁개랑 크레파스 깎기가 들어있는 64색 크레파스 갖고 싶단 말야!!! ㅜ.ㅜ 하지만 나는 착한 어린이었기 때문에 언제나 그냥 속으로만 투정부릴 뿐. 흑흑. 그런데! 그러던 어느날 아빠 친구가 나에게 선물을 주셨다. 그것은 바로 나의 로망, 스머프 64색 크레파스!!! 두둥- 가방 모양으로 생긴 케이스를 열면 양쪽에 갖가지 색들이 주르륵 가득 들어차 바라만보아도 내 마음을 흐뭇하게 했던 그 크레파스는 그러나, 6학년때 선물받은 고로 (6학년때쯤이면 크레파스는 거의 쓰지 않는다 ㅡㅠㅡ) 몇 번 써보지도 못하고 서랍속에서 긴 잠을 자는 운명을 맞이했다. 그걸 내가 고등학교 입학해서도 간직했으니 64개 크레파스 하나하나에 맺힌 나의 이여, 흑-

며칠 전 회사로 택배아저씨가 왔다. 수령인은 단연 찡찡 오빠. 뭐 샀단 얘기 못 들었는데 아니, 소리없이 이번엔 또 뭐얏! 하는 마음으로 파티션 너머로 찌릿 눈빛을 보내고 있는데, 오빠가 부른다. 일루와봐, 징징. 파티션 지나서 열심히 걸어간다. 아오, 도대체 뭘 산건데!!! 니꺼다, 찡찡오빠가 내민건 +_+ 바로 이것입니다, 우어어-!!

이것은 무려 크레파스입니다 :D


마트가서 장 볼 때, 크레파스 앞에 서서 꼼지락 거리면서 갖고싶어, 했던걸 기억해 준 찡찡오빠가 무려 24색 사쿠라 크레파스를 선물해주었다. 우리나라 제품과는 달리 첨부터 끝까지 그냥 원기둥 모양으로 옛날 크레파스 모양이다. 포장지도 왠지 빈티지스러운게 딱 내 취향-! 진짜 나는 입을 못 다물고 으아으아으아으아 연발, 정말 이쁜거다!! 너무너무 좋아, 완전 흥분-!! 지나가는 말까지 세심하게 기억해서 이렇게 귀여운 크레파스를 선물로 주다니, 완전 좋아-!! 완전 고마워-!! 나 글 쓰고 있는 지금도 다시 흥분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로 정말로 너무너무 좋은걸 어째? 으히힛. 그래, 좋았어! 이번 발렌타인데이때 크레파스로 예쁜 그림그려서 카드를 만들어줘야지, 하고 다짐했다. 끝까지 다아- 쓸거다! 이렇게 작은 걸로 기뻐하는 JiNJiN을 너무도 잘 알아주는 찡찡오빠, 고마워요, 자알 쓸게요! 메롱!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