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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

a. J i N J i N

by 징징_ 2010. 3. 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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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계속 아파서 헤롱헤롱한 나모키
토요일도 오후 늦게까지 식은땀 빡빡 흘리면서 자더니
다 저녁이 되었는데 나가자고 조른다.
그냥 땀 빼면서 푸욱 쉬라고 같이 쉬자고 말해도 절대로 말 안 드는 초딩나모키!
그렇다면 할 수 없이-
남극의 쉐프를 보기 위해 광화문으로 향했다.
광화문 스폰지하우스에 주차공간이 없어서
오랜만에 차를 두고 버스 타고 외출했더니 기분이 새롭다.

그런데-
차가 어찌나 막히는지 영화 시간이 6시인데
서울신문사 앞에 도착한 건 무려 6시 20분이 훌쩍 지나서였으니
영화는 패스하고 밥을 먹기로 했다.

살짝 노을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광화문 길을 걸어가니 그립고도 애틋해진다.
대학 때부터 그리고 광화문에서 회사 다니던 3년 간의 시간까지, 참 좋았는데-
지금은 아무 것도 없고 아무도 없는 내방역 언덕으로 다니자니 참으로 힘겹다.
그 시절의 좋은 추억과 좋은 사람들이 너무나도 그리워진다 T_T
나의 직장생활에 있어, 이제 다시 그런 날은 오지 않겠지...

간단히 식사를 하고 잠시 종로 쪽으로 넘어갔다가 역시나 식겁한 후,
(광화문-종로는 길 하나 사이를 두고 어쩜 이리 다른지!)
수짱언니와 제이군님을 만나러 삼청동으로 향했다.




커피 마시러 가는 길에 잠시 한 눈 판 곳은 '서울서 둘째로 잘 하는 집'
단팥죽이랑 대추생강차를 먹어보았다.
오밀조밀한 탁자에 사람들이 가득도 모여 있다.
와보고 싶던 곳, 드디어 첫 방문이다.




계속 목이 아파 괴로워하는 나모키가 생강대추차를 좀 먹었으면 했으나
단팥죽을 먹는다길래 내가 생강대추차를 시켜서 이것도 마셔, 하면서 막 먹였다.
평소엔 잘 안아프지만 일년에 한 번씩 크게 앓는 남편인지라
나도 모르게 저절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프지 마, 빨리 나아야지. 특대알파카 힘내! ㅍㅋㅍㅋㅍㅋ

단팥죽도 생강대추차도 진하고 달달한 맛-
수짱언니 말이 달큰한 것이 할머니들 좋아할 맛이라는데
언니! 난 아무래도 할머니 입맛인가봐요. 너무 맛있었다능 (+_+)=b
그저께 먹고, 어제도 오늘도 단팥죽 생각이 난다.

제이군님과 수짱언니의 연애시절 추억이 가득 담긴 재즈바에 가서
재즈연주를 배경으로, 인터넷쇼핑몰의 모델과 지름의 미학에 대한 담소를 나누고
우리 집에 가서 또 무리한 관심끌기로 엄마아빠를 조금 부끄럽게 만든 바둥이와
졸립기만한 구름이, 맨날 낚이는 우키를 보면서
행복한 결혼생활에 대한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새벽 2시가 다 되어서야 아쉬운 바이바이-

쌍화탕 데워서 약이랑 챙겨 먹이고
침대에 나란히 기대어 앉아 새벽 4시까지 아이폰으로 게임 하다가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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