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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한 금자씨

a. J i N J i N

by 징징_ 2010. 4. 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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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늦게야 냉장고 속에 뭐가 들어있나 슥 훑어보고 간단히 장을 보러 나갔다.
차를 가지고 이마트에브리데이를 갈까 하다가 하루종일 집안에 가만히 있었으니까
운동삼아 걸어서 집 근처 후레쉬마트를 가자고 마음 먹었다.
가디건 하나 휙 걸치고, 장바구니 챙겨서 밖으로 나가니 오후 5시의 넘어가는 햇살에 눈이 부시다.
하아,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주위를 둘러보니 개나리도, 벚꽃도 활짝 폈구나.
봄이 왜 이렇게도 안올까 움츠리고 있던 동안에도 꽃들은 모두 제 할 일을 마쳤다.


카트를 하나 밀면서 장 볼 것은 적은 메모를 들고 둘러보기 시작한다.
꼭 쟁여 두어야 마음 편한 식재료가 몇 가지 있다.
그 중 두부랑 양파는 있고 양배추도 있는게 감자가 똑 떨어졌다.
내일 혹은 모레 중으로 카레를 해먹을 생각에 감자를 딱 두개만 담았다.
100g에 450원이라니, 정확히는 몰라도 척 보기에도 싼 값은 아니다.
그런데-


감자 두개에 1,620원이라니!!!!
헉, 소리가 절로 나온다. 무게를 달아주던 아주머니가 감자가 아니라 금자에요, 금자"하신다.
이걸 이 가격에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20초쯤 고민하다가 과감히 장바구니에 그대로 넣었다.
둘이 나가서 카레 사먹는 가격을 떠올리며 그래도 집카레니까, 라는 계산법-
하지만 소심한 김주부는 나머지 장보는 내내 감자가 비싸다, 감자가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멈추지 못했다.
애호박 하나에 2,500원씩 해서 된장찌개도 못 먹겠구만! 하다가 요즘들어 겨우 내렸다는 것이 1,700원.
채소값이 금값이라 하더니 정말 손이 덜덜 떨린다. 오이니, 시금치니 뭐가 이렇게 비싼건지.
집에 있으니 이상하게도 유독 푸른 생채소가 땡겨서 잔뜩 먹어야겠다 했었는데 말아야겠다싶다.






감자에 훅 놀라고 나니 손발이 오그라들어 과일도 선뜻 담지를 못하겠다.
딸기 한 팩 담고, 청포도 한 팩 담고 제주골드키위를 담아 말아하면서
마트 한 바퀴를 다 도는 동안 고민하다가 결국 말았다.

후아, 전업주부의 장보기 고민이란 이렇듯 처절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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