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작년에 미국 다녀오시면서 사위에게 챙겨주신 선물 중 하나는 바로 잠옷-
배서방 키 크다고 젤 큰 사이즈를 사오신건지,
한국에서 사는 왠만한 잠옷바지는 모두 8부바지로 소화하는 나모키에게도
이건 한참이나 큰 거다. 허리도 헐렁하고 길이도 바닥에 질질 끌리는 정도.
잠옷이니까 허리는 좀 헐렁하게 입기로 하고 길이는 좀 줄여달라는 것을
알겠어-, 해놓고 외면 중이다가
어제 새로 이 잠옷을 꺼내입던 나모키가 내일 뭐할거야? 이것 좀 줄여줘! 하는 말에
딱히 할 거 없던 나는 어어, 그럼그럼! 하고 말았다;
10cm 줄이기로 하고 (정말 얼마나 길던지!)
오바록 없으니까 시접은 안으로 접어박기로-
으후, 나름 깔끔하게 잘 되었다. 다림질로 열심히 눌러주었더니 별로 티도 안난다.
내게 주어진 다음 미션은 면바지 길이 수선하기"인데
잠옷이야 집에서만 입을거니까 부담없이 손 댔지만
외출할 때 입는 면바지는 좀 걱정이다. 밑단도 자연스러워야 하고;;
청바지건 면바지건, 정장 외에는 바지길이 수선 같은거 한 번도 안하는 나모키인데,
왠일인지 요 면바지는 유난히 길게 나왔는지 딱 한 단 정도 길고 난리!
마침 바지랑 맞는 색상의 실이 없어서 일단 보류-
탄력받는 김에 이어서 다 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직접 보고 색을 맞춰서 실을 사야겠다,
고 하면서 80가지 색에 가까운 재봉실 세트 이런거 찾아보고 있는 나는 뭐니 ☞☜
잘라낸 바지 밑단으로는
전에 사료 주문하면서 특가세일하는 고양이 목걸이를 샀는데
어찌나 조악하고 추잡한지, 애들한테 해줬다가는 중국산 샌달신고 피부가 썩어들어갔다는 딱 그 짝 나겠던거다!
버클만 다시 써먹을려고 뒀었는데, 잘리낸 나모키 바지 밑단 접어 박아서 이렇게 만들어줬다.
바둥이 아부지랑 바둥이랑 커...커플룩? 으하하하
바둥이 녀석 으찌나 싫어하는지 계속 풀려고 하면서 짜증내는 바람에
사진만 얼른 찍고 우키한테 해줬더니 아무 생각도 없는 우리 막냉이는 잘만 하고 있다.
하지만 줄무늬 고양이 우키한테는 줄무늬 원단이 영 안어울린다.
다음에 원단 바꿔서 안에 심도 넣고 어디선가 챙겨준 방울도 달아서 제대로 다시 만들어줄게.
(구름이는 목걸이 해봤자 털에 묻혀서 하나도 안 보이니 아예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