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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TOKYO 6_긴자

f. JiNJiN TriP

by 징징_ 2010. 6. 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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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가득 무인양품 보따리를 들고 슬슬 걸어서 긴자에 도착하니
이미 하늘이 어둑어둑하다. 괜찮아, 긴자는 밤에도 반짝반짝한 곳이니까-
애플스토어도 구경하고, 화려한 명품샵 건물들도 보면서 우오오오! 하다보니
배가 르르 고파온다. 화나기 전에 얼른 밥 먹으러 가자규!



함박스테이크를 먹으러 온 츠바메 그릴-
긴자 메인 스트릿인 주오도리에 있다. 지하라서 지나치기 쉬우니까 건물들의 층별 안내를 잘 보면서 걸어야 한다.      





처음 온 음식점에서는 이름 걸고 하는 메뉴를 먹어보는 것이 실패없는 메뉴 선택의 베이직 스킬!






1930년부터라니, 그야말로 오랜 전통이다.
일본에는 이렇게 오래된 가게들이 많다는 것이 놀랍다.






살짝 피곤해졌으니까 일단 맥주부터 한잔! 
쇼핑 보따리 옆에 두고, 흑맥주 받아들고 완전 신난 김루피입니다.
하지만 피곤피곤열매를 먹은 듯 더벅머리에 눈은 풀려 있을 뿐이고-






짜잔,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은박지를 터뜨릴 때는 뜨거운 김이 분출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은박지 속의 모습 공개-
두툼한 함박스테이크와 부드러운 맛의 소스가 가득이다. 좋아하는 줄기콩이랑 버섯들고 있다. 잘 보이진 않지만.
10시에 문을 닫는데, 음식 나온 시간이 9시 30분이 다 된 시간이라 이 때부터 와구와구 먹기 시작.
스테이크가 정말 두툼한데 진짜 부드럽다. 씹을 때 고기가 부서지는 게 아니라 녹아없어지는 느낌.
소스는 간이 세지 않고 순하고 부드러운 맛이라서 듬뿍듬뿍 찍어 먹게 된다.
가니쉬도 별다른거 없이 감자만 달랑 있는 참으로 소박한 구성이지만 
그야말로 함박스테이크 자체에 충실한 느낌이라 모자라단 느낌이 안 들고,
특히나 이 것만 먹어도 배가 몹시 부르다.






어느덧 우리를 포함해서 두 어 테이블만 남기고 손님들이 모두 빠져나갔다.
여기저기 동으로 만든 조리기구들이 장식되어 있는데 어찌나 반짝반짝 탐나든지-
관리를 무척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소박하지만 무척 깨끗하고 안정감 있게 정돈되어 있는 음식점이다.






밥 먹고 나와서 긴자 거리를 슬슬 걸어보기로 했다. 
해는 없지만 조명들이 워낙 화려해서 참 밝구나, 생각이 절로 든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스태리스태리~나잇~ 빰빠바밤~ 이것은 색소폰 소리?
뉴스캡을 쓴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멋지게 색소폰을 불고 있다. 
맞은편엔 자리에 앉아 구경하는 사람들도 여럿-
화려한 긴자 거리에서 울려퍼지는 친근한 올드팝은 또 묘한 조합이더라.
사진 좀 찍어보려는데 기럭지 훤칠하신 커플이 딱 가로막아주신다.
청바지에 니하이부츠를 올려신은 우월한 몸매의 언니이므로
그저 나는 뒤로 스스스스 문워크해서 그냥 찍고 말지요;;;






날씨도 좋고 배도 부르니까 호텔까지 슬슬 걸어가보기로 했다.
길은 잘 모르지만, 조각조각 지도를 모아보면 찾을 수 있겠지.
나에게는 선천적 지리적 감각을 지닌 지도남 나모키가 있으니까, 냐하핫-

거리가 꽤 있는 데다가, 짐이 무거워서 조금 힘들긴 했지만
여행와서 열심히 걷는 건 일종의 미덕이자 행운이다.
2/3쯤 와서 잠깐 쉬어가자, 하면서 앉았던 이 곳이 나중에 호텔와서 지도를 보니 바로 시오도메의 치타 이탈리아.
어쩐지 바닥이며 건물들이 예사롭지 않았다 했다.






이 넓은 광장에 아주 빡세게 튜닝한 차 한대가 온 라이트를 다 켜놓고 음악 켜 놓고 있더니만
남자들이 우르르 나와서 사진을 막 찍더니 우르르 또 갔다.
어딜 가나 남자들은 차를 좋아하고, 튜닝이라도 했다 하면 사진 찍는 건 다 똑같구만, 싶었다.

아, 어쩐지 곱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하늘과
아련아련열매를 흩뿌려놓은 듯한 이 곳의 분위기, 벤치에 앉아있던 15분의 시간이 무척이나 행복했다.

호텔 도착 직전에는 다리 아픈 것 보다 짐 때문에 손바닥이 아파서 울컥할라고 했는데,
나모키가 편의점에서 젤리랑 이것저것 잔뜩 사줘서 기분이 금세 좋아졌다, 나는 단순녀-

*주의* 징징조심. 사나움. 으르렁 댈 때에는 입에 먹을 것을 던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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