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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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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징징_ 2007. 3. 1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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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9일 금요일
금요일이다 금요일, 프라이데이나잇흐 말이다!!!
살곰살곰 빠져나와서(그래봤자 이미 퇴근 시간 한시간 넘긴 상황 ㅡㅠㅡ)
회사 앞 아지트에서 찡찡을 기다렸다.
찡찡이 알앤디"로 팀을 옮기면서 근무하는 건물이 달라진 우리는,
퇴근 후면 이렇게 '나와!'해서 만난다.
전에는 '나가자!' 였는데! :P

그런데 찡찡이 여느날보다 더욱 더 늦어지는 거였다.
무슨 일인지, 살짝 걱정되어 전화를 해보았더니
소리죽여 받는 찡찡이 이렇게 말한다.
'사고가 좀 나서 일이 생겼네, 조금만 기다려줘'
앙,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일이 생겼다잖아.
어쩐지 여유로운 마음으로 그동안 미뤄두었던 책, [내 이름은 빨강]을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책을 반쯤 읽고, 잡지를 두 권 독파하고, 요거트 하나를 뚝딱 하기까지
어느새 나는 2시간 반을 넘게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내가 불쌍하게 보일까? -ㅅ-
프라이데이나잇흐에 혼자 책읽으면서 회사근처;;;에서 놀고 있는게
다른 사람들 눈에는 내가 안쓰럽게 보일까?
그랬을지도-

그런데 정말 신기한게,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리면서
하필 퇴근 전에 사고야! 라던가, 하필 이 금요일에 사고야! 라던가,
아잇, 나 그냥 집에 가버릴까! 라던가, 상황은 다 알겠는데 이거 너무하잖아! 라던가,
하는 생각이 하나도 안들었다는 것이다.
찡찡의 성격을 자알 알고 있는 나로서는,
자신이 더 조바심내고 있을 거라는걸 잘 아니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채로
기다리고 있는 나를 신경쓰면서 두 배로 스트레스 받고 있을거야, 라는거.
(거봐, 난 착한 아이다 크흑)
사실 나도 뭐든지 다 이해하고 기분 나쁜 일도 없는, 그런 사람은 아닌데!
금요일 퇴근시간에 일 생겨서 붙잡혀 있는 사람은 오죽할까 싶어
어제따라 어쩐지 착하고 순한 어린양 처럼 얌전히 혼자 놀면서 기다렸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내가 그 상황에서 짜증내거나 하면서 버럭 집에 가버린다고 했으면 큰일날 뻔!!!
왜냐하면, 나-

프.로.포.즈. 받았거든요!!!!!

10시가 다 되어 만나는 바람에 찡찡이 생각했던 좋은 레스토랑, 이런데는 못갔지만  
달콤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앞에 두고
내가 꼭 받고 싶다 협박 얘기했던 손으로 쓴 편지를 받았다.
편지를 읽으면서 주책맞게 울어버린 나에게 찡찡이 이어 건네준 건 여자들의 로망,
하늘색 상자에 하얀 리본이었다. 털썩-
내 손에 반지를 끼워주면서 '결혼해주세요, 네?' 라고 말하는 찡찡 앞에서
또!! 나는 엉엉 울어버리고 말았다;;;
아오, 이노무 눈물. 내 몸의 99%는 눈물인가보다.

이쁘게 하고 갈걸, 오늘따라 머리 질끈 묶고 운동화 신고 갔는데 말야.
가방 속에 반지 상자를 고이 넣어오면서 내 마음은 계속해서 둑흔둑흔,
편지도 읽고 또 읽고 읽고 또 읽고 :D

나는-
참으로 감사합니다.
좋은 사람 만나 사랑하게 되었고,
두 사람이 함께 하나의 단계를 올라가는 결혼에 이르게 됨이 참으로 감사합니다.
그 사람이 나를 이만큼 사랑하고
나 또한 그 마음 이렇게 가득 느껴지게, 알 수 있으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나도 그에게 같은 사랑을 베풀며
언제나, 인생길 내내 좋은 친구로 함께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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