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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정리 1.

a. J i N J i N

by 징징_ 2007. 4. 17.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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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편지쓰고 쪽지쓰고 그림그리고 그런거 좋아해서
어릴때 부터 친구들이랑 주고 받은 그런것들이 몇 박스인지-
먼지 폴폴폴인데도, 그저 꾹.꾹.꾹. 모아두었다.만,
이제 슬슬 내 짐정리를 해야할 때인 듯 싶어서 오늘은 그 박스를 꺼내들었다.

서랍정리 책상정리 방정리를 할 때도 그렇지만
이렇게 시간이 많이 지난, 기억에 묻힌 물건들을 정리할 때면 언제나
정리.라기 보다는 다시 펴보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나는 한 편으로는 엄마랑 내 남자의 여자"를 보면서
김희애, 화영이 저 뇬 저 뇬" 하다가도
속옷 같은 핫팬츠에 슬립 입은 걸 보면서 근데 엄마, 몸매 좋다, 김희애-"
야, 그럼 또 저런 옷 입고 나온다고 얼마나 더 운동했겠어" 하다가

94년도 중학교 1학년때부터 받은 수많은 편지들을 뒤적거리면서
으하하으하으하하하으하으하" 거리다가 막 난리났다.

나만큼이나 귀여운 내 친구들은
어릴때도 어찌나 재기발랄하고 깜찍들한지 (>ㅅ<)
여기 그 주옥같은 편지 구절들 몇 개-

1.
진경아. 오랜만에 쓰는 엽서구나. 지금은 6:30 A.M. 왜 이런 아침에 엽서를 쓰냐고?
어제 아빠가 시험 끝났는데도 TV 보고 싶은거 못보게 해서 엎드려서 서럽게 울다가
7시에 잠들어 6시에 일어나 누워서 30분 동안 뭔가 생각을 하고 일어나서 쓰는거야.
오늘은 머리를 자르려고 해. 애들이 알게 됐어. 헬멧머리... 도대체 어떻게 알게 된거야...


위 글을 우리 마롱양이 97년 5월 4일 일요일에 101마리 달마시안 엽서에 써준 글이다.
귀여운 것, 시험 끝났는데 TV 못봐서 엎드려서 울다 잠들었단다.
30분 동안 누워서는 대체 뭘 생각한거야? 크크큭-
헬멧머리를 고등학교 애들이 알아차렸단다. 당연하지, 어떻게 모를리가! 푸하핫-
마롱양의 헬멧머리, 그 별명은 내가 지어준 것인데, 헬멧윤-
설명 필요없고 그냥 머리 모양이 딱 헬멧같았다. 번개표 헬멧을 쓴 유녀원양, 아련하구나-!


2.
내일 성교육 Video 관람이 기대돼.
이 비디오로 우리 신상 학우들이 깨달음을 얻었으면...

위 글 역시 마롱양, 근데 마롱양, 정말 학우들이 깨달음을 얻길 바라는 그런 기대였지?
V.i.d.e.o.만 영어로 쓸 건 또 뭐람!! 하하하


3.
참~! 이번에 사진 보낸다. 니 다이어리에 넣을 조그마한 사진이지만,
용서할 수 없다면 너의 처분에 맡기마!
하여튼, 요즘 사진을 많이 안 찍었는데 그 중에서 흑백주는 거니까 잘 간수토록...
아마 다이어리가 번뜩 광채를 뿜을 것이다.
그 사진 보며 내 생각을 하구, 내게두 니 사진을 보내주렴.
못생긴거 감안해서 알아서 처리할테니 걱정은 마!
- 여전한 등촌 BOSS 유미가-

아놔, 이 색히, 오윰미-!!! 중학교 때 등촌동으로 이사를 간 후 제법 꾸준하게 편지를 주고 받았는데
어찌된게 편지마다 저 건방진 태도인거다. 지금은 오히려 겸손하고 착해진 윰미양, 잘 자라주었다.
자기 사진을 보내면서 용서할 수 없다면 내 처분에 맡긴단다. 용서를 구하는게 아니라 아주 당당하다.
그러면서 내 사진은 못생긴거 감안해서 처리한단다, 화끈하구나, 친구야!!


4.
진경이 HELLO, 지금은 19일 일요일이야. 편지에 왜 그리 할망구 같은 소릴 늘어놨냐?
뻥이구, 넌 항상 공주처럼이거나 장난두 많이 치면서, 꽤 속이 깊더구나.
작년인가? 니가 내 생일날 준 편지에두 어른스러운 말 많이 써놓더니...
역시 나랑 맞는게 좀 있더구나. 으하하-!!


공주처럼.은 뭐니, 응? 윰미야? 속이 깊네, 어른스럽네 띄워주는 듯 하나
가만 보면 결론은 역시 어쩐지 자기 자랑인거다...윰미야...응? 왜 그랬니? 응?



오늘은 마롱과 오윰의 편지를 각각 두 편씩 소개하였다.
아쉽지만 첫번째 시간은 여기까지-
남아있는 보물같은 편지가 정말정말 많아요 :D
장난감 인형은 안돼, 가져오지마! 했던 찡찡도 편지는 가져와도 좋다.도 하니.
아무래도 이것들 정말이지 바리바리 다 싸가야겠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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