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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둥이의 산책

c. My BeBe

by 징징_ 2012. 5. 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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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같은 메이데이,
청소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그리고 바둥이랑 산책했다.

어깨줄 꺼내는 걸 보자마자 깡총깡총 뛰어와서는
내가 나갈래, 내가 할거야! 난리치는 역마살 바둥이-
어깨줄 채우는 동안 어찌나 의젓하게 구는지 감동했다.

그리고 그것은 일단 밖에 나가고 보자는 바둥이 최선의 노력이었다.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쪼르르르 달려 나가더니





바둥이의 패기.jpg
빛의 속도로 와다다다다 내려간다.





그리고는 바로 [수달모드]
목을 길게 빼고 두리번 두리번 하는 미끈한 이 아이는 수달이다!!!!





차 트렁크에 뭔가 고칠 일이 있어서 공구 가지러 아빠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의젓하게 차를 지키는 장남 바둥이의 눈길을 무엇인가가 사로잡았다.
완전 초 집중한 저 눈동자!! 이쯤 되면 아무리 바둥아 바둥아 불러도 바둥이에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바둥이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바로 자동차 밑에 자리잡은 삼색이-
삼색이는 매일 밥 챙겨 먹이는 바깥 애들 중 하나인데,
동글동글한 얼굴에 새초롬한 눈빛, 냐아~ 하는 이쁜 목소리를 가진 완전 귀요미이다.

삼색이는 그저 차 밑에 앉아서 의연한데,
바둥이 혼자 괜히 막 하악거리고 온 신경이 곤두서가지고는 가까이 가고 싶어서 난리났다.

안돼, 바둥이 가면 안돼. 삼색이 괴롭히지 마-





아빠 나 좀 놔줘봐요. 나 볼 일이 있다규-





하지만 트렁크에 걸터 앉은 엄마아빠는 수다 떠느라 바빠서
바둥이는 어찌할 도리가 없을 뿐이고!





아오, 나 볼일 있는데! 아오, 아오, 아오-





섭섭의 오-라를 뿜어내는 바둥이 뒤통수-
아빠는 내 마음도 몰라주고......





한껏 이쁜 척 하면서, 아빠? 나 좀 가보고 싶은데요?

저, 저, 수염이랑 턱에는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뭔가 주워먹은 흔적이;;;
야, 아무거나 먹지 말라규!!





결국 삼색이는 포기하고 아빠랑 씐나게 동네 한 바퀴 돌고 온 아들-
얌전히 앉아있는 듯 하지만, 꼬리는 신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살랑살랑!





강아지마냥 깡총깡총 잘도 뛰더니 이내 지쳤는지 요렇게 이쁘게 앉아 있다가,
잠시 후엔 완전 옆으로 철푸덕;;;
아스팔트와 하나된 너-





살짝만 움직여도 땀이 삐질 날 만큼 더운 날, 그리고 좋은 날-
오래된 아파트답게 하늘을 잔뜩 가릴 만큼 무성하게 우거진 나무 하나만큼은 최고다.
(집 안에 다수다종의 풀벌레 출현은 옵션;;)


트렁크에 걸터 앉은 채로 냐냐냐 바람 쐬고, 바둥이랑 놀고, 사진도 찍고-
좋은 메이데이의 마무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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