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라 안 쪽까지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바깥의 8차선 대로를 오가는 차 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것 같은
광화문 안의 세상을 만끽했다.
드라마 '궁'을 10번도 넘게 보신(대사도 다 외우신다) 우리 어머님은
머릿속에 드라마의 장면이 스르르 펼쳐지신다며 소녀처럼 좋아하셨다.
어른께 실례되는 이야기인지도 모르지만, 우리 어머님은 정말 귀여우시다. >_<
나중에 꼭 일찍 와서 저~ 안까지 들어가보기로 어머님이랑 약속했다.
궁궐 안으로 비치는 햇빛은 더 따사롭고 바람은 더 청량하고 공기는 더 신선했다.
지는 해는 언제나 쓸쓸한 기분을 느끼게 할 뿐이었는데-
궁궐의 담장 안에서 보았던 지는 해는 온화하고 인자했다.
나모키는 이제 나이가 들어서인지 그 동안 한 번도 느끼지 못했다던 우리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정확한 표현으로는 '정말 죽인다'고 했다.
'저 지붕 선 좀 봐. 정말 죽인다. 저 단청 색깔 좀 봐. 진짜 죽인다.' (나이 덜 들었어;;)
내가 더 잘 찍은 듯
어머님이랑 나모키랑 나는 관광객모드로 기념사진도 찍었다.
히힛, 보고있으면 엄청 웃기지만
두고두고 흐뭇한, 그야말로 '기념사진'이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