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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추석, 부산 시댁에서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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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징징_ 2012. 10. 3.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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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으로 기억하는 2012년, 부산에서의 추석



#1
이번 추석엔 귀향길 교통대란을 피해서
비행기를 타고 가기로 뒤늦게 결정하고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니
없.다.
결국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고, 목요일 퇴근하자마자 내려가야만 하는 상황-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회의하는 분들을 뒤로하고;; 나 홀로 조금 일찍 퇴근!
9호선 급행 열차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달려가 나모키를 만났다.
3박 4일 동안 부산에 머무르기 위한 옷가지를 쑤셔넣은 칸켄은 느무나 무거웠을 뿐이고!
얇디 얇은 칸켄끈은 내 어깨를 파고들 뿐이고!
9호선 급행 열차에 사람들은 너무나 많을 뿐이고!

그래도 부지런하게 서두른 덕분에, 공항에서 커피 한 잔 마실 여유를 누릴 수 있었다.
시댁 가는 건데, 여행 가는 기분으로 들떠있는 철 없는 며느리 징징-











#2
올해는 어머님이랑 송편을 만들었다.
어릴 때 외갓집에서 외할머니랑 엄마랑 이모들이랑 송편을 만들던
마지막 기억이 거의 20여 년 전인데... 정말 오랜만이다.

나는 쿨쿨 늦잠 자는 동안 어머님이 아침 일찍 방앗간에 가셔서 빻아오신 쌀가루에
뜨거운 물을 조금씩 부어가면 보들보들하게 익반죽을 하는 동안
소로 넣을 녹두도 직접 쪄서 소금이랑 설탕으로 간을 한다.
노오란 녹두가 이쁘기도 하지! +_+

하루에 하나만 먹어도 될 정도로 크게크게 만들라는 손 큰 우리 어머님의 말씀! ㅎㅎㅎ
그치만 나는 손이 오그라들어서 작게 작게;;;
어머님이 이쁘게 만든다고 칭찬해 주셨다, 잇힝-

깨 소도 넣고 녹두 소도 넣어 직접 만든 송편. 맛있네!





#3
나모키가 참 좋아해서 어머님이 꼭 하시는 고구마'찌짐'을 하다가
남은 연근을 얇게 썰어서 바삭바삭하게 연근전도 조금 했다.
이거 완전 과자, 아삭아삭 바삭바삭 참 맛있네!





#4
바닷가라 그런지, 모기 창궐!
우리에게 안방을 내어주신 어머님이 모기장도 준비해 주셨는데,
왠지 어린이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들고-
공주님 침대;;처럼 아늑하고 참 좋았다.
덕분에 모기를 그렇게 잡으면서도, 단 한 번도 물리지 않았다능 ('ㅅ')=b







#5
창문만 열면 광안리가 보이는데!
아파트 단지만 나서면 광안리 바닷가가 펼쳐지는데!
서울촌것 며느리는 바다보고 싶다고 징징 조르고-
부사니언 어머님과 나모키는 시크하게 맨날 보는 바다가 뭐 그렇지 하시고-

그래도 음식장만 다 끝내놓고는,
'징깅이 바다구경 시키주자~'는 어머님 팔장끼고 쫄래쫄래 산책길에 나섰다.

바닷가 따라서 한바퀴 쭉 걷고 와플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이야기도 도란도란 :D
시댁이 부산이라, 그것도 광안리라서 참 좋아요 +_+





#6
하루는 야식으로 떡볶이를 사다 먹었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순대에 소금 넣어드리까요?'라고 물으시길래
속으로는 잉? 왜 물어보시지? 하면서 '네-'하고 대답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부산에선 순대에 막장! 소금 아니고 막장! 체인점인 아딸에서도 막장!
내가 주문하면서 서울 말투;;를 쓰니까 소금도 넣어 주신거다.
튀김 찍어 먹으라고 떡볶이 소스도 따로 더 주시고.
서울 아딸에서는 떡볶이 소스 더 못 준다고 아예 써 붙여놨는데;;
아, 역시 인심 좋은 부산-
순대에 막장은 참 맛있네! +_+





#7
요번에 발굴해 온 나모키 어릴 적 사진-
밀가루떡처럼 하얗게 뽀얀 얼굴에 윤기 좔좔 흐르는 갈색머리를 가진
다리가 긴 부산 소년 나모키다. 아흐흐아흥항!





#8
이번에 2차 발굴한 나모키 일기도-
나모키의 국딩 일기에는 컴퓨터 이야기가 2/3를 차지하는데
이 일기의 제목도 역시나 computer다;;
다음은 일기의 전문

1月 15日
computer

컴퓨터 산업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금성에서는
1MB(메가바이트) RAM을 개발하고 삼성에서는
64KB(64킬로바이트) RAM을 양산 체제에
들어 갔다. 며칠 전에 AREA(에리어) 면적
프로그램을 짰더니 아버지께서
칭찬 해주셨다. 계속 노력하겠다.
내가 있는 이상 우리 나라의 컴퓨터 산업은
계속 발전 할 것이다.


국민학교 4학년 짜리가 RAM 개발에 대한 추세를 관찰하면서
'양산 체제' 이런 말을 쓴다냐;;; 이런 뼛속까지 컴덕후;;;

'내가 있는 이상' 컴퓨터 산업은 계속 발전할 것이라니, 이건 근자감! ㅋㅋㅋㅋ
근데 맞는 말이다.
결국은 '소비자'로서 컴퓨터 산업 발전에 크으-----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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