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태어난 지 세 달이 조금 안 된 구름이는 무서운 속도록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밤새 혼자서 성장체조라도 하는건지, 아침에 일어나보면 부쩍 길어진 다리에 깜짝 놀라고 낮동안에는 바둥이랑 우다다하며 체력을 단련하는 덕이지, 점점 야무져가는 표정에 깜짝 놀라고- 매일매일 쉬지않고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구름이다.
여자아이라 그런지, 제법 새초롬하다 생각했던 바둥이랑도 또 조금 다르다. 처음엔 하루종일 함께 지내는 바둥이만 졸졸 쫓아다니더니 이제는 애교와 앙탈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사람한테 마구마구 어필하고 있다. 소파에 앉아있으면 밑에 와서 냐~ 냐~ 불러대고, 저 멀리서 놀고 있을 때 구름아, 하고 부르면 강아지마냥 와르르르 쫓아 뛰어온다. 구름이는 가만 보고 있으면 뭔가 첫째 바둥이와는 다른 감정이 느껴지는데, 이건 마치 제니를 향한 애틋함과 타미를 향한 애틋함이 각각 다른것과 마찬가지이다.
언젠가 요 녀석이 바둥이보다 더 커져서 먼지털이같은 꼬리를 탁탁 흔들어가며 도도하게 걸어다닐 날이 오겠지. 가늘고 하얀 털들이 둥둥 떠다니는 우리집 풍경;;일지라도 그 속에서 거닐고 있는 구름이가 너무나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