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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c. My BeBe

by 징징_ 2008. 7. 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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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

       고양이를 맡게 되었다.

       나모키가 잘 가는 어느 사이트에서 급하게 탁묘처를 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그리고 나모키는 최근 고양이카페 입양란을 보면서 막연히 셋째셋째~ 노래를 부르는 나에게
       탁묘를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여행으로 열흘쯤 집을 비워야 한다는 그 분이 올린 글도 보고, 또 맡기려 하는 고양이의 사진도 보았다.
       노랑둥이 코숏.
       앞발엔 발꼬락양말, 뒷발엔 반양말을 신고, 가슴팍에 하얀 프릴이 북실북실-
       음, 귀엽답 +_+
       성격도 활발하면서 순하다고 하니, 음음 한 10초쯤 생각하고는 바로 '그래 맡아보자!'

       그리하여 지난주 목요일 우리집으로 온 녀석이 바로 치즈-
       이름 잘 지었다, 치-즈 :D
       퇴근 후 집에가서 부랴부랴 청소도 하고 애들 화장실도 싹 비워놓고 기다리자
       치즈엄마, 치즈엄마의 친구분, 그리고 이동장에 탄 치-즈가 왔다.
       이동장 뚜껑이 닫혀있어 잘 보이지 않음에도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는지
       바둥이 구름이 마징가 귀를 해서는 킁킁킁킁 냄새맡으며 이동장 주위를 빙빙 돈다.

       드디어 문이 열리고, 치즈 등장!
       옷, 바둥이보다 좀 어리다고 알았는데 덩치는 더 조금 크다.
       치즈도 긴장했는지 눈이 똥그랗게 커져서는 두리번두리번-
       바둥이는 아르릉+하악질 연발, 구름이도 나름대로 하악거리고 난리다.

       서로서로 경계하면서도 궁금해하는 고양이 3마리를 보고있자니 시간가는 줄을 모르겠다.
       나름대로 텃세를 부리는지 바둥이는 조금도 경계를 늦추지 않지만,
       치즈는 바둥이가 다가가면 싸울 생각이 없음을 표현하며 '때리지 마, 발라당~'하고
       구름이는 여전히 아무 생각이 없;;어서 지금까지 싸움이나 충돌이 없어서 다행이다.

       심하게심하게 울어대는 치즈 때문에 잠도 설치고 걱정도 되어 눈이 퀭하던 하룻 밤이 지나고는
       오늘로 7일째. 바둥 > 치즈 > 구름이로 이어지는 나름의 서열 정리를 끝내고 평화롭게 공존 중이다.
       바둥이 혼자일때 보다 구름이가 오니 사료 줄어드는 속도가 2배 아니고 3배쯤 빨라지더니
       치즈가 오자 3배 아니고 한 5배쯤 빨라진다;; 서로 경쟁하듯 무진장 먹는구나, 헙!
       치즈가 놀거나 자고 있는걸 가만히 보고있으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주로...으구, 치즈 엄마보고싶어서 어째? 낯선 집에서 깡패바둥이 눈치보랴 서글프니? 이런 생각들-
       그래도 밥도 잘 먹고 맛동산이랑 감자도 이쁘게 만들고,
       심지어 어제 저녁엔 아줌마;;;무릎에 냉콤 올라와서 골골송도 불러주고... 나 감동받았어. T^T
       쥐돌이 던져주면 신나게 뛰어다니고, 적응도 웬만큼 됐는지 싱크대, 세탁기 위로 슉슉 솟아오르고-
       바둥이만큼 수다스러워 냐옹냐옹 애옹애 말도 많이 하고, 안돼! 하면서 슷-하면 눈치빠르게 움찔하는 치즈.
       눈 뜨고 있을때 큰데, 눈 감으면 단추구멍처럼 되는게 너무너무 귀엽고 웃기다.

       남은 날동안도 건강하게 사이좋게 잘 지내자, 바둥 구름 치즈 그리고 대포고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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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 따주자 정신없이 쳐묵쳐묵하는 고양이 3마리 흐뭇한 광경 / OLYMPUS E-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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