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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aka, March 2009_Nest Robe

f. JiNJiN TriP

by 징징_ 2009. 3. 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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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바야에서 뜨끈한 우동으로 속을 따뜻하게 한 후, 거리를 둘러보았다.
생각보다 많은 샵들과 카페들이 있는데 슬쩍 가격대도 있어보이고 분위기도 좋아보인다.
이 근처에 있는 잡화샵인 아란지아론조를 가기 위해 걷고 있자니 비도 거의 그친다.
아란지아론조에 도착해보니 오픈시간이 아직 30분쯤 남았다.
커피도 마실겸 카페에 가기로 했다.
오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 아까 내가 점 찍어뒀던 카페로 고고!


NestRobe는 총 4층짜리 건물인데 저렇게 커다란 간판이 있어서 찾기 쉽다.
1,2층은 옷을 팔고 3,4층은 카페인데 전체적으로 내츄럴한 나무로 꾸며져 있어서 무척 편안한 느낌이 든다.


아직 일러서 그런지 사람은 별로 없고, 간혹 혼자서 조금 이른 점심을 먹으러 온 여성들이 보인다.

+
일본엔 카페가 참 많은데 그 디테일함에 있어서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카페에서 샐러드+주로 파스타+커피+디저트로 꾸며진 런치메뉴를 팔고 있는데
식사나 커피나, 또는 디저트나 그 수준이 매우매우 휼륭해서 깜짝 놀랐다.

우동 먹은지 얼마안되었기 때문에 나모키는 라떼, 나는 다즐링 그리고 스콘을 주문했다.
그래도 내가 차만 마실 순 없지;;;


린넨으로 싸인 메뉴판도 이쁘다.
하지만 역시 가다카나로 쓰인 메뉴들이 많기 때문에(난 히라가나만 읽을 줄 안다;;;)
나모키가 3,4 페이지의 모든 메뉴를 하나하나 읽어주는 사태가 또! 발생;; 푸힛, 아리가또-


 
테이블마다 귀여운 슈가통과 내츄럴한 냅킨 그리고 작은 식물이 놓여있는데-
무심한듯 어쩐지 소담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 곳의 모든 테이블과 의자는 나무로 되어있는데, 그 모양과 크기는 제각각이다.
우리가 앉은 테이블 바로 옆 자리에도 이런 심플한 테이블이 있었다.
특히나 벽쪽에 붙은 저 자리는 혼자 와서 밥 먹고 책 보고 그러기 좋을 듯-
우리가 막 도착했을 때에도 저 자리에 앉아 책을 보며 밥을 먹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뒤쪽의 작은 주방, 모두 두 명의 남자직원이 일하고 있었는데
일본답게 엄청 친절하면서도 손이 섬세하면서도 재빨랐다. (난 개인적으로 손 빠른걸 좋아하니까;;)
특이하게 뒤쪽 테이블의 의자 두개는 그네였다. 천장에 매달린 작은 그네-
끊어질까봐 차마 내가 앉아보지는 못하고;; 사진만 찍었다.


내가 주문한 다즐링과 스콘-
린넨 티코지와 티팟과 모래시계가 사진에 없어서 아쉽다.
수저 케이스와  그릇, 음식까지  테이블위의 모든 세팅이 완벽한 느낌.
지나다 들른 카페에서 이런 테이블을 마주하게 될 줄이야-
게다가 저 스콘은 밀가루가 아닌  여러가지 곡물가루들고 만든 것 같았는데 달지 않고 엄청 꼬소해서 진짜 맛있었다.
함께 나온 것은 작은 큐브 모양의 버터, 생크림 약간, 꿀, 그리고 사과콩포트(잼과는 좀 다르다).
특히 저 콩포트는 달콤한데 들쩍지근하지 않고 상큼한 끝맛을 가지고있다. 아, 최고야 ㅜ.ㅜ
나오다보니 작은 병에 담아 종류별로 파는 것 같던데, 정말 쓸어오고 싶었으나
일단 가격이 만만치 않았고;; 게다가 환율까지 적용해 계산해보니 절로 뒤돌아서게 되더라는, 흑!
암튼 왜 다 맛있냐!!!!!! 지금 사진보니 또 괴롭다!!!!!
저 스콘의 레서피라도 어디서 구하고 싶은 간절한 맘이다.

 
그릇장과 그릇 모두 좋다. 그릇은 판매도 하는데, 이 집 자체가 가격이 좀 있는 것 같아서 아예 보지도 않았다.
환율이 절로 지름신을 쫓는구나!


요게바로 여러 콩포트들과 꿀들. 흰뚜껑의 병도 엄청 심플, 하얀 종이의 라벨지도 무척 심플, 갖고 싶은 맘 발동!
하지만 역시 환율신이 지름신을 이겼다. 요 세팅도 왜케 이쁜거지-


3층 카페의 창가자리. 이 자리에 앉아서 혼자 책 읽으면서 차 마시던 언니(실제론 나보다 언니가 아니겠지;;)가 있었는데
면으로 된 원피스를 입고 레이스 목걸이를 하고 앉아있는 뒷모습이 참 이뻤다.
옆에 놓인 바구니는 가방이나 소지품을 넣으라는 배려-


큰 테이블과 제각각의 의자들.
요즘은 홍대 카페만 가도 참 이런 분위기 많다.
그러나 이 곳 Nest Robe처럼, 또는 다음 포스팅으로 올릴 Goute처럼
카페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컨셉 안에서 완벽하게 들어맞는 곳은 찾기 힘들다.
일본여행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일본은 참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는다.
이런 카페를 운영한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이 느껴질만한 공간이었다.

+
언젠가 부부카페오너를 꿈꾸는 나모키와 나에겐,
카페운영은 진짜진짜로 만만한게 아니다! 라는 새삼스러운 교훈을 깨닫게 해 준 일본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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