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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훈오빠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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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징징_ 2009. 3. 1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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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종훈이 오빠의 결혼식이 있었다.
나는 2년 만에 메이크업을 받고 고운 한복을 꺼내어 입었다.
엄마는 이틀전부터 밤에 한숨도 못주무셨다더니 눈이 빨갛게 충혈되었다.
결혼식 때는 여기저기 인사하고 불려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곱디 고운 한복이 그럴때는 어찌나 거추장스러운지!
게다가 고무신 속에 내 발가락은 다섯개가 한꺼번에 붙어버릴 것만 같았다.
엄마아빠는 손님들 맞이하고 인사다니시느라 정신이 없으시고
우리 나모키는 사촌형부와 둘이 접수대에 앉아 쫄쫄 굶으면서 완전 수고하시었다. 든든한 우리 남표니!
가족들은 찾아주신 모든 하객분들이 돌아가신 후 3시가 넘어서야 따로 모여 식사를 했는데,
이제 우리 가족이 이만큼 더 늘어났구나, 나에게도 새언니가 생겼구나 하는게 실감났다.
갓 결혼한 커플은 신혼여행을 위해 인천 호텔로 떠나고
식이 끝난 후, 나와 나모키는 엄마아빠 집으로 갔다.
말을 안하지만 엄마아빠의 모습에서 벌써부터 허전함과 쓸쓸함이 묻어나온다.
신기하다. 가족은 늘어났는데 그만큼 허전한 건 어쩔 수 없다보다.
하지만 내가 그랬듯, 종훈오빠도 결혼해서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면서 잘 살면
이만큼의 허전함은 언제 그랬냐는 듯 깨끗하게 메꿔질 것이다.
그래도 확실히 종훈오빠가 집에 남아있었던 나의 결혼보다는
이제 집에 자식들이 아무도 남지 않게 되는 종훈오빠의 결혼이 더 크게 느껴진다.
오빠지만, 어쩐지 나에게는 동생같이 느껴질 때가 더 많았었던 종훈오빠야가
신랑입장! 소리에 맞춰 걸어들어가는 순간 왜 내가 눈물이 날 것 같은건지.
그래도 문득문득 역시 오빠는 오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들의 듬직했던 오빠 모습처럼
새언니에게는 커다란 나무같은 남편이, 우리집과 처가댁에는 듬직한 아들이 되길 바래.
지금쯤 몰디브에서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종훈오빠와 새언니-
행복하게 잘 살아야해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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