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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집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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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징징_ 2009. 10. 18.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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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홍대 길을 걷다가 전봇대에 붙은 하얀 종이를 보았다.
하얀 종이에 검은 먹으로 쓴 글씨, 쌀집고양이 쌀고커리 3,000원-
쌀집고양이라니, 호기심이 바짝 생겨 한번 가봐야지 했었는데 
늦은 점심을 먹으러 오늘 드디어 가봤다.
그때는 아마 프로모션 기간이었던 것 같고,
지금 쌀집고양이의 쌀고커리는 4,000원이다.




여기저기 손으로 직접 쓴 글씨와 귀여운 그림-




쌀집고양이라는 상호에 걸맞게 여기저기 고냥 사진들-




자리마다 작은 등이 하나씩, 그리고 제각기 다른 고양이 그림도 하나씩-



우리가 앉았던 자리위에는 이렇게 포스만발 고양이의 그림이 있었다.




창 옆에는 젖소냥이의 뒷모습이-
깔고앉은 일본풍의 방석이 귀엽다.




들어오자마자 정면에 보이는 고양이신전.
가운데 앉은 고양이는 언뜻 보면 진짜같으 리얼한 그림-




이렇게 보드에 소원이나 기도를 적어 고양이 신전에 올릴수도 있다.
보드 하나 적는데 천원-




한두개의 테이블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런 좌식이다.
아참, 입구에서 신발벗고 들어가야 한다.
우리가 앉았던 자리는 앉은뱅이 탁자라도 있었지만,
다른 많은 자리의 테이블은 이런 나즈막한 돌이다.
직접조명이 하나도 없는 쌀집고양이, 테이블 위의 타다남은 초-




쌀집고양이의 쌀고커리는 고기가 들어있지 않은 야채커리로 인도 풍의 커리이다.
우리가 시킨 음식 중 하나, 쌀고커리와 빠랏다 앤 밥-
빠랏다는 난 같은 빵인데, 페스츄리같이 여러겹으로 되어있다.
꽤나 부드럽고 고소한 맛, 밥 위의 저것은 망고피클"이라고 하는데
피클이라고 해서 새콤달콤한 건 아니고, 굉장히 짭짤하다.
반찬같은 건가 싶을 정도로 간이 센데, 한입에 다 먹으면 정말 대재앙! 으허허허




나머지 하나는 쌀고커리와 뿡
커리는 기본적으로 모두 동일한 인도풍 야채커리-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뿡"이라는 귀여운 이름의 이 야채볶음도 아닌 스프도 아닌 그 무엇-
손가락 한마디만한 대왕콩과 여러가지 버섯, 양파, 완두콩, 토마토 등
갖가지 야채가 가득 들어있는 이 뿡이라는 음식이 정말정말 맛있었다.
후루룩, 후루룩,
달큰하고도 시원하고도 진한 그 맛이 참 좋았다.

굉장히 특색있는 쌀집고양이라는 공간은
식당이나 밥집이라기 보다는
여행객이 쉬어가는 게스트하우스 같은 분위기-
실제로  이장님"이라고 부르는 주인이 정을 봐주기도 하고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커다란 배낭을 빌려주기도 하고
매주 수요일마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을 하기도 한다.
조금 더 심플하고 정돈된 것을 좋아하는 나모키와 나로서는
생각보다 자주 가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나른한 조명아래 망고라씨나 맥주 한 잔 하면서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좋을 장소일 듯 하다.

특색있는, 무언가 영혼이 비로소 쉬어갈 수 있을 거 같은 공간.
쌀집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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