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어린이 날엔 춘천여행

f. JiNJiN TriP

by 징징_ 2011. 5. 11. 13:28

본문

5월 5일, 어린이 날 그리고 황금연휴의 시작-
아무것도 안해도 가슴이 설레는 날이지만,
당일치기 여행을 떠난다면 더더더 신나겠지!

그 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던 춘천을 가기로 했다.
마음에 둔 코스는 통나무집 닭갈비 - 어딘가에서 커피 - 그리고 대원당 빵집

어린이 날이기도 하고 또 긴 연휴의 시작이라서
분명 차가 막힐 거란 걱정에 아침 일찍 출발하려고 했지만
어쩌다보니 10시가 넘어서 조금 늦어진 출발.
근데 오히려 사람들이 아침 일찍 길을 나섰던건지
거의 차 막히는 일 없이 춘천에 도착했다.

날씨는 어찌나 좋던지, 운전대 잡은 마음이 나도 모르게 부풀부풀~
특별히 이 날은
'속도를 유지하면서 인코스로 파고들어 쫀쫀하게 커브 돌기' 심화 코스를

나모키에게 집중 트레이닝 받았는데,
커브길마다 살짝 긴장하며 운전을 해서 그런지 조금 더 피곤하긴 했지만
그래도 나 왠지 드라이버로서 한층 성장한 기분이 들어 뿌듯.
갸갸갸갸갸!





통나무집에 도착하니까 우리의 대기번호는 70번, 그때 부르던 번호는 2번!
이걸 기다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살짝 고민하다가
도쿄 츠키지 시장에서 거의 3시간도 기다린 우리다!!"
오래 기다려봤자 그때보다는 짧을거야!!"
벤치에 털썩 주저 앉아서 기다리기로 했다.

주변에는 온통 닭갈비집이었지만 통나무집에 제일 사람이 많았고,
또 춘천이 본가인 클라라님이 추천해 주신 곳이라서 꼭 여기서 먹고 싶었다.
아, 결론은 대성공!
사람이 많았지만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고
또 여기 저기 벤치며 평상이며 앉을 곳도 많아서 기다리기가 힘들지는 않았다.
나모키랑 실없는 농담이며 수다도 왕창 떨어서 더 좋았다.

1시간쯤 기다려서 드디어 대기번호 67번을 부른다.
꺅! 다음, 다음, 다음이 우리야-
70번 부르는 순간에는 막 환호성 나올 것 같은 기분;;





닭갈비 2인분에 막국수 하나-
밥은 나중에 볶아 먹어야지.
배고픈 김에 닭갈비 익기 전에 막국수 부터 후루룩후루룩 먹었는데
마...맛있어!!! T_T
살얼음 낀 육수도 시원해서 주전자를 끼고 계속 계속 부어가면서 먹었다.





닭갈비는 양이 푸짐하고(1인분에 무려 만원이니까 푸짐해야함!)
특히 닭고기가 큼직큼직하다!





달달달달 볶아서 드링킹!
춘천에서 먹는 닭갈비니까 상추쌈 싸서 오물오물-
나모키는 상추 안 먹으니까 나 혼자 다 먹을 수 있다.

밥까지 볶아 먹고 뽈록 나온 배를 땅땅 두드리며 내린 나모키와 나의 결론은
[기대만큼 맛있으므로, 기다려서 먹을 만 하다!]


다 먹고 나왔는데, 기다리는 사람은 줄어들지 않고 여전히 그득그득-
이럴 때 왠지 뿌듯한 마음. 나란 아이 유치뽕짝!



차를 타고는 소양강댐 쪽으로 스을~쩍 올라갔다가
아, 물 봤다, 물! 물 봤으니까 됐어!
이제 커피 마시러 가자며 나모키가 '춘천 커피'라는 즈질 검색어를 이용해서 찾아낸 카페는





커피쟁이 비버씨
집에 와서 보니, 클라라님이 블로그에 갈 만한 카페를 여러 군데 댓글로 알려 주셨던데
춘천에 있는 동안에는 미처 그 글을 못봤었다.
아쉽지만, 우연히 찾은 이 곳의 커피도 꽤 만족스러웠다.

서울이 아니라 그런지 가격대도 저렴한 편이고,
스탬프 카드도 받았는데 7개 찍으면 커피 한 잔이 무료-
아, 역시 서울 물가는 비싸!!





 

비버 캐릭터를 여기 저기에서 볼 수 있는데,
핸드드립 내려 주신 분이 비버를 닮은 것으로 보아 주인인 듯! 캬캬-





핸드드립으로 예가체프를 주문-
입에서 부드럽게 굴러가는 듯한 느낌, 잔도 웨지우드.
생각지도 못했는데 맛있는 커피를 마시게 되었다.

간단하게 커피 마시면서
상도캠으로 고양이 사남매는 뭐하나 보기도 하고
미투데이도 하고.

날씨가 좋아서 곳곳에 문과 창문을 활짝 열어 놓았는데
바람도 잘 통하고 주변도 한가해서 시끄럽지도 않고
실내에서도 느낄 수 있는 봄바람에 기분이 참 좋았다.





자자, 마지막 코스는 대원당!
요기도 클라라님 블로그에서 보고 찜뽕해 놓은 곳이다-
팥빙수에 대한 클라라님의 설명을 보고, 여기는 가야한다고 결심했다.





오래된, 그렇지만 깔끔하고 정겨운 동네 빵집.
프랜차이즈 빵집들만 보다가 오랜만에 이런 빵집을 보니 외관부터 정겨움이 물씬 풍겨난다.
사진 모퉁이에 클라라님이 추천해 주신 또 다른 맛집, 남부 막국수도 보이네! 몰랐는데!!
다음엔 여기도 꼭 가봐야지 +ㅅ+





내부에는 온갖 빵, 케익, 쿠키가 가득한데, 정말 어릴 때 먹던 그런 빵들이다.
정겨워, 정겨워!





일단 무게를 달아 파는 생과자를 좀 담고-
나모키와 나, 둘 다 만주를 좋아하니까 좀 많이.
달달한 크림이 듬뿍 들어있는 홈런볼 닮은 생과자도 몇 개,
계피향이 향긋한 깨 콕콕 생과자도 조금.





우아, 이런 햄버거 얼마만이야!!!!
배 부르지만 않았다면 덥썩 사보았을 텐데-
이런 햄버거 포장지 정말정말 오랜만이다.






이것도, 이것도 사자! 하면서 담다보니
어느새 빵 봉지가 그득 찼다.

사진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크림샌드빵은 정말 감동의 맛!!!
안에 들은 크림이 전혀 느끼하고 않고 상큼상큼, 그리고 굵직한 호두알이 콕콕 박혀있는데
호두, 아몬드 이런거 싫어하는 나도 너무너무 맛있게 먹었다.

하아, 뭔가 이건 내공의 차원이 다르다는 걸 확실히 알 수 있는 빵이다.

동글동글한 호두과자는 호두랑 팥앙금이 들어있는 데, 이것도 투썸졉!
팥이랑 완두콩이 토핑된 옥수수 찜 카스테라도, 호밀빵도,
내 주먹보다도 더 큰 왕 슈크림도, 소세지 튀김빵도 다-아 맛있다.
나는 행복해졌다. 눈물이 날 정도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올해 첫 팥빙수-
아래쪽에는 찹쌀떡이 깔려있고 위에는 너무 달지 않은 팥이랑
후르츠칵테일, 밤조림 그리고 호두 토핑.
나는 호두 정말 안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대원당 빵이랑 팥빙수에 들은 호두는 정말 맛있다.
호두 기름 쩐내 같은거 없이 정말 신선하고 향긋한 호두, 이런게 진짜 호두구나!
뭔가 흔하고 또 옛스러운 재료들이 가득인데 아주 그냥 딱! 맛있다.
아쉬운 점도 넘치는 점도 없이 아주 그냥 딱! 맛있다.


역시 맛있는 걸 먹고 나니 기분이 완전 신나지고, 춘천 사랑합니다. 흐흐흐흐-
여행 루트를 짜고 온 것도 아니고, 그저 가고 싶은 스팟만 콕 찍어서 다녔기에
춘천의 어디를 어떻게 다녔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느낀 점은-
길이 참 잘 되어 있고 운전자들의 매너가 점잖다는 것, 온통 초행길인데도 무척 편안하게 다녔다.
건물들이 나즈막해서 시야를 가리지 않아 마음이 편안해 진다는 것,
공기가 무척 순하다는 것, 호수 때문일까?
아참, 통나무집에서 커피쟁이 비버씨까지 가는 길에 보았던 그 호수!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이런 데서 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간절하게 드는 곳이었다. 춘천은-

아마도 아쉽게 지나쳤던 호수 근처를 산책하고,
대원당 빵을 사고, 
또 클라라님이 추천해주신 카페를 들리러
조만간 춘천을 다시 가게 될 것 같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