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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습후후 마인드콘츄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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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징징_ 2013. 2. 1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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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사에서-

시안 주세효!
휘드뱈 주세효! 컨훰해주세효!
네? 다시 하라구효? 녜...
수정해주세효!
휘드뱈 주세효! 컨훰해주세효!
네? 마음에 안 드신다구효? 아...
수정해주세효!
휘드뱈 주세효! 컨훰해주세효!

이것의 무한반복


#2 집에서-

아니요 아직 안 팔렸습니다.
현재 예약 중입니다.
입금부터 해주세요.
언제 오시나요?
직거래만 합니다.

이것의 무한반복



이것이 요즘의 나다!
회사에서는 프로모션 오픈 때문에 그런거고
집에서는 이사 앞두고, 안 쓸 물건 중고나라에 죄다 파느라 그런거고-
그래도. 그래서. 괜찮다.
무척 정신 없지만, 반짝 정신 차려야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무튼, 서랍장도 팔고 식탁도 팔고 냉장고도 팔고 세탁기도 팔고 에어컨도 팔고 고양이 화장실도 팔고
이렇게 내다 팔다 보니 서랍장 속에, 식탁 위에 있어야 할 물건들이
죄다 밖으로 기어 나와서 우리집은 이게 모다? 이 난장판은 대체 모다? 꺄르르르르~

이럴 때는 컨테이너스캔들의 베르가못 소이캔들을 켜두고, 멍-
나무 심지가 타 들어가는 타닥타닥 소리를 들으며 영혼 없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노라면
왠지 잡념으로 가득했던 머리도 좀 비워진 것 같고, 잔뜩 무거웠던 마음도 가벼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베르가못 향은 처음인데, 참 좋네-
너무 느끼하거나 답답하지 않고, 적당히 산뜻하면서 포근한 향이다.






나모키와 나는 화이트데이를 가짜라고 생각한다. 발렌타인데이만 진짜.
그래서 발렌타인데이에만 식사를 하거나 서로 선물을 주고 받고
따로 화이트데이는 챙기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나모키는 은근 챙길 때도 있음;; 아잉-

올해 발렌타인데이에 나는
세상의 모든 초콜릿과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모여있는 아비규환 아수라장 백화점에서
그래도 씩씩하게 와인을 사고 케익을 사고 나모키 선물을 샀다.
선물이래봤자, 나모키가 필요하다며 사다 달라고 요청한 티셔츠 정도?
(평소엔 옷 사야된다고 말하는 적 없는 착한 나모키이기 때문에, 이럴 때는 무조건 사야된다.)

다음날 쓸 에너지까지 백화점에서 모두 소진해 버린 채
두 손 가득, 보따리를 들고 가서는
오빠! 내가 이거 사왔다! 내가 발렌타인데이를 챙겨주겠다! 며 의기양양 큰소리 뻥뻥-
(물론 나는 이미 '파마권'을 획득한 상태;;)

그것도 나모키가 코끼리 열차해준다며, 아파트 정문에 차 대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얼릉 올라타면서 이거 보라며! 내가 이렇게 힘들게 사왔다며! 입방정을 마구마구;;

근데 집에 들어가자마자,
나모키가 갑자기 나도 선물을 준비했지롱. 하면서 찾아보란다!

녜? +_+

갑자기 나는 아니, 이게 뭔소리여! 하며 벌떡 일어나 온 집안을 헤매기 시작;;;

아잉, 선물은 무슨 선물이야! 파마하기로 했는데, 선물이라니! 선물이라니!
하면서 발은 어느새 동동 구르고 눈알은 막 휙휙 돌아가고 있;;;

결국 찾았다! 눈 앞에 두고도 세 번을 휙휙 지나치다가
나모키가 빅 힌트를 주자마자 뙇!! 찾았다.

이게 뭐얌 ㅜㅜ 힝 이런거 주면 어떡해! 맨날 혼자만 이렇게 깜놀 선물하면서 멋진 선물왕 놀이하고!
달랑 티셔츠 봉다리 들고 까불까불한 나는 뭐가 되는거임? ㅜㅜ

아무튼 감사합니다. 덥썩-
이러한 의미와 저러한 의미를 담은 선물이라는 나모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뭉클해진 나는 어쩐지 눈물이 조금 났스므니다. 그렁그렁-
내 걱정은 마! 나는 걱정 안해도 된다! 고맙다, 나모키! 그리고 참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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