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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카리셔스 컵케익, 고양이 구름&봉봉, 11년된 쓰레빠

a. J i N J i N

by 징징_ 2013. 5. 2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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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달콤한 결혼기념일

지난 일요일, 여섯 번째 결혼기념일-
우아 만 6년! 결혼 6주년! 멋지다! 뿌듯해!
매년 결혼기념일 즈음 여행을 갔었지만, 올해는 이런 저런 사정으로 패스-

대신 '서울' 나들이를 가기로 했습니다.
집-회사-집-회사만 다니며 경기도에 한정적으로 서식하는 나모키를 데리고.
(나는 그래도 서울로 출퇴근하므로;; 회사 반경 500미터 밖으로 안 움직이는 거는 함정;;;)

너어-무 너어-무 먹고 싶었던 치카리셔스 컵케익을 위해 저으-기 멀리 홍대까지!






일단 배가 고파서 첫 끼니로 겐지더그릴에서 얌운센과 카이팟퐁커리를 먹습니다.
얌운센은 나모키가 싫어하는 맛, 내가 좋아하는 맛.
카이팟퐁커리는 둘 다 좋아하는 맛. 샐러리만 빼고-
정원 자리였는데, 미니 분수...연못? 아무튼 그런 것도 있어서
어설프나마 물소리도 졸졸졸 들리니까 좀 시원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드.디.어. 치카리셔스로! 두 개만 삽니다.
딱 한 개씩만 먹을라고. 감질나게. 더 맛있게 느껴지니깐!
나는 당근당근, 나모키는 딸기딸기-





자리가 없어서 포장해서 들고 나가려니, 미니사이즈의 키라임컵케익을 주셨어요.
먹어보라고! 하앙, 감사합니다. 이런 거에 완전 빅 감동하는 스타일!
조심조심, 스탠딩커피까지 잘 들고와서 주문한 음료 기다리면서
도저히 못 참겠어서 한 입 베어물었는데...와, T_T 맛있어서 눙무리 나요.
컵케익이 뭐 이리 상큼하노. 키라임 멋지다.
큰 맘 먹고 나모키에게 먹어보라고 주었지만 신 거 싫어하는 나모키는 자기 스타일 아니래요.
허헐- 뱉어라, 아까운 내 키라임컵케익!





쪼꼼 걸어서 스탠딩커피로 왔어요.
역시 레모네이드는 스탠딩커피가 짱이에요.
블루 큐라소 시럽만 넣는다고 이 맛이 나는 게 아니에요! 완전 시고 완전 맛있어요.
신 거 싫어하는 나모키는 한 입 먹어보더니 영감님처럼 오만상을 찌뿌렸어요.
결혼기념일이니까 못생겨도 귀엽게 보여요. 매지컬 휠링~

올해 처음으로 맨다리로 나왔습니다. 겨우내 몸을 키워왔는데, 어느덧 맨다리의 계절이;;;
혹시 몰라서 위에는 긴 팔 입었습니다. 덥습디다!
소고기 기름 튄 벤시몽은 빨지도 않고 계속 신고 있습니다.
아마 저렇게 신다 버릴건가봐요? 흠흠-





스탠딩커피에 자리도 잡았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치카치카~ 치카리셔스 컵케익을 먹어봅니다.
미니미 당근이 올라가 있어요. 녹색 아이싱도 귀욤-
기대기대! 근데 너무 기대해서, 막상 먹었는데 별로면 어쩌지! 안되는데!
내가 이거 먹을라고 서울까지 왔는데!





휴, 걱정 괜히 했어요. 아이구, 이거 정말 @%(@()$(*%*( 맛있네!!!!
띠용~ ⊙ㅅ⊙ 닝겐노 당근케익와 촉촉데스네~
당근이 콕콕 박혀 있는 촉촉한 케익과 그냥 입에서 사르르르 녹아버리는 크림......
이제껏 먹었던 컵케익 중에 니가 짱 먹어라!
달콤 컵케익이랑 새콤 레모네이드랑 찰떡궁합입니다.
포크도 받아왔지만 그냥 손에 들고 와구와구 다 먹어버렸어요.
길바닥에서... 나는 삼십삼살인데... 아, 몰라.

나모키가 고른 딸기도 먹어봤는데, 진짜 맛있습니다.
이건 딸기맛인데 그냥 딸기맛이 아니다?? 아, 몰라. 먹어봐야됨.



b. 고양이 구름&봉봉



나모키가 여행 다녀온 회사 동료에서 선물로 받은 폹넘앤메이슨 홍차입니다.
털옷 벗고 내복으로 갈아 입은 대두 봉봉 인형이 와서 관심을 보여요.
털 밀었는데 벌써 한 삼센치는 자란 것 같습니다. 먹은 게 다 털로 가나봐요.
잘 깎으면 고양이 계의 포메 부, 아니면 슌스케처럼 될 거 같은데,
봉봉이는 집에서 야매미용만 하니깐요. 할 수 읎다.
저기 뒤에는 등만 밀린 구름이도 있어요.
쿨한 척 하지만, 사실은 니네 뭐하냐 하면서 옆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름이는 털쟁이가 맨날 이불 속에서 자요.
좁아 죽겠어요. 발로 밀어도 안 비켜요. 그냥 힝, 하면서 조금 움직일 뿐 다시 퍼져 잡니다.
해가 갈수록 뻔뻔지수가 높아져요. 눈꼽이나 띠라, 가스나야-

그리고 이 잠옷은 어머님이 사다주신 건데, 일명 '사랑이 꽃 피는 잠옷'이라고
하트 백만개가 새겨져 있어요. 실로 부부애증진을 위한 아이템이라고 사료되옵니다.





며칠 전처럼 한여름같이 더운 날에는 이불 위로 올라와서 자기도 해요.
좁기는 매한가지에요. 저렇게 벌러덩하고 자니까 내 자리는 더 좁아집니다.
다리를 접고 웅크리고 자요. 이래서 내가 키가 안커요.
구름이는 막 흔들어서 깨워도 눈도 안 떠요. 아저씨같습니다.
구름이는 정말 잠의 신인가봉가-



c. 11년된 쓰레빠



한 때 거리를 휩쓸던 너의 이름은 버켄스탁 마드리드입니다.
2002년에 샀어요. 그때는 현역이었지요. 심지어 신고 학교도 갔어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쓰레빠 신고 학교 다녔;;; 아이, 그때는 정말 다들 그랬어요.
현역에서 은퇴하고 사무실용 쓰레빠로 남은 여생을 보내고 있는데
이젠 정말 얼마 안 남은 거 같아요. 코르크가 인수분해되고 있어요.
페스츄리처럼 겹겹이 갈라지고 막 그래요.
사실 사무실에서도 내 책상 - 화장실만 오가는 정도이지만
(회의하러 갈 때나, 밥 먹으러 갈 때는 꼭 신발 갈아신고 갑니다.)
그래도 이젠 정말 하나 새로 사야겠어요.
삼선 쓰레빠는 싫어요. 마드리드 사고 싶어요. 남편.

사실 제일 처음 샀던 버켄스탁은 마드리드가 아니라 리오라는 모델입니다만,
다리도 굵은 것이 왜 발목을 가로지르는 스트랩 있는 모델을 사가지고는!
더 다리가 굵어 보인다는 것이 함정.
그래도 롯데월드 가서 자이로드롭, 자이로스윙 같은거 탈 때는
신발 날라갈 일도 없고 그래서 참 좋았습니다. 젊은 시절에...
아직도 있어요. 10번도 안 신은 거 같은데, 제법 새거 같습니다.
요즘 다시 리오가 좀 인기인 것 같아서 다시 꺼내 신어볼까 합니다.
다리는 그때보다 더 굵어졌지만 -_-

아무튼 마드리드 새로 하나 사야겠어요. 최저가 49800원까지 찾아놨습니다.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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