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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Kit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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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징징_ 2009. 3. 1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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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몇번 갔어도 정이 안가던 405 Kitchen
일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영 메마르고 말투도 퉁명스러운게 갈 때마다 어쩐지 조금은 불쾌한 기분이 드는거다.
그래도 테라스가 있기에 고냥들 데리고 나올때면 종종 가게 되는 듯 하다.

지난 토요일도 카페플랫에 밥을 먹으러 가다가 2시반에 문 연다는 것을 보고 어쩌지. 하다가 대신 들어갔다.
뭐 바람이 좀 쌀쌀하긴 하지만 햇살이 쨍하니, 테라스에 앉아도 괜찮겠지 싶고-


그런데 그날따라 웬일로 서버분(아, 물론 처음 보는 분)이 웃는 낯이어서 참 편안했다.
기분도 좋고, 날씨고 좋고, 밥도 맛있고, 고냥들도 햇빛 아래서 실컷 광합성하고-
그러게 두어시간을 나른하게 보내자니 참 좋았다.


내 품안에 구름이 있다;;; 하하




+

잘 나가다가 한 가지 불쾌했던 일.
자리를 뜰 무렵,
우리가 앉아있는 이 테라스 바로 앞에 엄청난 DSLR 유저 무리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한 스무명 넘게 모인듯-
모델촬영을 하러 모인 동호회인듯 하다.
이들이 바둥구름을 보고 몰려와 이런 저런 말을 시키더니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사실 나모키와 나는, 밖에 나가면 바둥구름이 민폐 끼칠까 항상 조심하고 신경쓰고
반면 먼저 다가와서 이뻐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면 괜히 반갑고 고맙고 그렇다.
사진 찍는 것도 상관없다.
그.런.데.
한둘도 아니고 열 명넘게 우르르 몰려와서 자기들끼리 바둥, 구름이를 보며 얘는 어떻고 쟤는 어떻고
누구는 머리가 크고 자기들 끼리 낄낄거리고 말도 없이 육중한 DSLR을 들이대며 사진을 찍어대는데-
정말 불쾌했다. 무리로 다니면 다들 저렇게 되는 것인가-
고양이들만 있던 것도 아니고 엄연히 나모키와 내가 저 자리에 앉아있는데,
그들은 고양이가 타겟이었다고 해도 어쨌든 우리가 있는데,
우리 머리위로 농담따먹기를 주고받으면서 요란스런 셔터음을 낸다.
덕분에 기분좋게 늘어져있던 바둥이는 갑작스런 상황에 매우 예민해져서 갑자기 까칠해지고
구름이도 겁먹고 내 옷속으로 파고들기만 한다.
나모키와 나 또한 얼굴 표정이 굳고, 매우 불쾌해졌다.
우리도 사진찍기를 좋아하고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인데
그 자리에서 화내기도 그렇고 그냥 참았다.
옆의자에 두었던  내 카메라까지 덩달아 부끄러워지는 기분이었다.

평소에 우리는 동의를 구하지 않고 고양이 사진 찍는 것에 전혀 불쾌해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 명이 아니라 그러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스무명이 넘는다면 느끼는 감정은 달라진다.
동의를 구한 것은 모델 중 한명이 고양이를 안고 찍어도 되냐고 물어볼 때만이었다.
안고 있던 고양이를 주인의 품에서 그냥 낚아챌수는 없으니 그랬을테지-
그들이 찍는 여러 장의 사진 속에 바둥 구름이는 물론이거니와 나모키와 내가 어떤 모습으로 담겼을지.
설사 그들의 앵글안에 우리가 없다 해도, 먼저 양해를 구하는 것은 상대를 향한 기본 예의라고 생각된다.

내 생각엔-
애초에 그들은 혼자라면 사진 찍어도 되냐 동의구하는 질문조차 하지 못할 부류의 사람인것 같다.
하나의 사건으로 생긴 편협상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은 매우 무례했다.
사진동호회라는 이름으로 함께 다니면서, 가끔 평소엔 없는 엄청난 용기와 넉살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바로 뒤이어 간 카페플랫에서, 바둥구름이를 보고 이쁘다 해주며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먼저 수줍게 동의를 구하던 옆자리 테이블의 여성분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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