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발리에서 생긴 일_삼십칠살 배모씨

a. J i N J i N

by 징징_ 2010. 6. 8. 00:59

본문

일요일 밤, 나란히 앉아서 텔레비젼을 보다가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와인 마시는 장면을 보고
아- 와인 마시고 싶다!" 동시에 외쳤다, 으흥?
이럴 때는 망설임 없이 잠옷바지만 추리닝으로 스윽 갈아입고 고고싱 해야한다.
우리 동네엔 무슨 가자주류 내지는 세계주류 같은 상점도 하나 없고!
할 수 없이 이마트 수퍼마켓으로 가서 신세계에서 수입한 프랑스산 레드와인을 하나 고르고
큰 맘 먹고 자몽도 담고, 레몬차 또 만들어 달라길래 레몬도 담고
계산하러 가는 길에 눈에 띈 백도 통조림도 냉큼 담았다.

와바나 텍사스바 같은 동네 맥주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스황도스럽게
유리볼에 적당한 크기로 자른 백도를 얼음 위에 담아가지고 가자
삼십칠살 배 모씨, 한 마디 하신다.

이건 좀 아닌데? 흠... 마시는 요쿠르트 한 개랑 통조림 국물 좀 갖고 온나-

그 두개를 섞어서 차라리 화채처럼 만들자는 말에 완전 허걱!!
생각만해도 괴식돋네!!!!!!

하지만 어찌나 자신있게 큰소리 빵빵 치는지 그래, 이상하면 안 먹음 되지"라는 각오로
요쿠르트랑 통조림 국물을 가져다주자 콸콸콸 적당량(!) 넣어서 휘이휘이 저으며 자, 먹어봐라. 하는데
요상한 반투명 우유빛 이 액체가 너무 싫었지만 성의를 봐서 맛만 보기로 했다.

후룹.
.
.
.
.
.
.
.
.
아아늬이~ +_+ 이것은!!!!
대학 입학 후 즐겨찾던 나이트의 그 기본안주 맛과 이그잭클리 쌔임이지 않은가!!!!

호오, 역시 나이트 내공이 나 같은 초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깊고도, 높고도, 넓으신 삼십칠살 배 모씨는
수백번, 수천번 먹어보았던 기본안주 따위
기본재료도 투입량도 눈대중으로 대충 때려맞추면, 백프롭니다! 하는거였나-

해운대에 있는 '발리'를 즐겨 찾았다는 그, 대체 얼마나 열심히 놀았던 걸까?
뭉게뭉게 커져만 가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보기로 했다.

오빠는 부킹할 때, 딱 웨이터가 여자를 데리고 오면 첫 마디가 뭐였어?
(보통은 아주 노말하고 베이직하게, '안녕하세요?' 또는 '목 안말라요?' 뭐 이런 정도였는데, 경험상;;)
삼십칠살 배 모씨는 이렇게 답했다.
.
.
.
.
.
.
.
.
.
.
.
음...(회상 중) 훗, 예쁘게 입고 왔네?

예쁘게 입고 왔네!!!!! 예쁘게 입고 왔네!!!!! 예쁘게 입고 왔네!!!!!
아아아아, 이게 뭔가요!!!!!!!!
바로 반말을 던지며 친근감 형성 및 주도권 획득 + 칭찬을 통한 여심확보의 이 스킬은 뭔가요!!!!!!!!

그... 그럼 부킹녀가 마음에 안 들 때, 배 모씨의 리액션은?

그냥 아무 말 안하고 술 마시지.

아아아아아!!!!!!!!! 예~ 예~ 예~ 아무렴요!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어요.


뭐, 정말 맛있던 나이트 기본안주 st.의 백도썸씽스페샬을 퍼묵퍼묵하며
와인을 홀짝홀짝 마시며
그렇게 삼십칠살 배 모씨가 겪었던 흥미진진, 발리에서 생긴 일을 알아가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는 그런 이야기-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