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집안일에 대한 무질서한 단상
어제 혼자 칼퇴해서 집 앞 마트에서 매일 도시락 싸느라 똑 떨어진 쌀과 린스 따위 쓰지 않는 가느다란 머리결의 소유자 나모키 덕에 늘 먼저 동나는 샴푸와 마지막 한 알을 먹어치우고는, 없으면 불안한 양파 같은 것들을 사고 있는데 나모키에게서 회사 동료와 저녁을 먹고 오겠다는 전화가 왔다. 마침 나도 퇴근 직전 회사에서 팀 사람들과 떡볶이에 순대를 먹고 나온지라 딱히 저녁 생각도 없는 때에, 저녁해결하고 온다는 연락을 받자 속으로 '나이스-'를 외치는 나에게서 늘 5시쯤이면 아빠한테 전화를 걸어 저녁 어떻게 할거냐고 물어보고 먹고 들어갈거야, 한 마디에 왠지 기분좋아 보이던 엄마가 보였다. 맞벌이니까 나는 집안일의 의무에서 조금 벗어나있지만 그래도 늘 내가 해야하는 일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밥 ..
a. J i N J i N
2010. 1. 6. 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