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매일매일 도시락을 싸면 아무래도 점심시간에 여유가 많이 생긴다. 밥 먹고 휴게실 다 치워놓고 나오면 늦어도 12시 30분을 넘지 않으니까,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크리팀이랑 다 같이 밥을 먹고 제각가 카메라를 챙겨들고 산책을 나선다. 온 거리가 단풍으로 알록달록, 특히 주욱 늘어선 커다란 은행나무가 샛노란 것이 놀랍기만 하다. 어찌 매일같이 이 길로 출퇴근을 하면서 한 번도 보지 못했을까- 먼저, 따뜻한 바닐라 라떼를 한잔 산다.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아스팔트 길 한켠에 작은 화분 몇개, 그리고 참 흔하지만, 온통 시멘트 건물들인 광화문에서는 결코 흔하지 않은 철제울타리만으로도 단순한 풍경은 달라보인다. 이야기가 생기고 표정이 생긴다. 종이컵을 감아쥔 손으로 라떼의 온기를 느끼면서 느릿느릿 천천히 ..
a. J i N J i N
2007. 11. 7. 1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