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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th day, Tokyo, Japan, Jan 2011_츠키지시장 스시다이

f. JiNJiN TriP

by 징징_ 2011. 8. 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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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에 일본여행 이야기를 쓰는 바람에 오랜만이라고 몇 마디 쓰는 게 더 민망한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아무튼 히얼위고~


4일째의 해가 떴다.
눈 부릅!

나 이번에는 기필코 먹어야겠어.
츠키지시장에서! 초밥을 말이다! 우아아아아앙!

하여, 여행지에서도 늘 느긋하게 움직이는 나모키를 발로 뻥뻥 차 가면서
아침 일찍 부터 부지런히 움직여 이곳에 도착하였다.



이쁜 사랑하세효-



이 쪽 출구래, 여기야 여기-
옛날 사진 속 30대의 우리 엄마가 입고 있는 것과 비슷한 빨간 코트를 입은 여자와
배우같은 외모의 남자, 그 커플이 사진에 츠키지죠 역 간판과 함께 찍혔다.
이국적 사진의 완성, 음후훗.







좋아하는 일드인 '화려한 일족'을 문득 떠올리게하는 옛스런건물들.
오랜 시간 있어 온 시장의 시간들을 느끼게 해주는 풍경이다.



내가 바로 스시다이다!



다이와스시, 스시다이.
한 칸 띄우고 나란히 붙어 있는 두 곳의 스시집 중 우리가 선택한 곳은 스시다이.
왜냐면 이 쪽 줄이 더 길어서 왠지 더 맛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렇게 단순하게 내린 결정 때문에, 싸늘한 1월의 어느 날...
얼추 3시간을 내내 밖에서 기다리게 될 줄은 몰랐었던 것이닿!

줄이 왜 안 줄어들까,
다이와스시로 간 사람들은 우리보다 늦게 왔는데 다 먹고 나왔어.
우리 먹을 수 있긴 한 걸까?
우리 앞에서 재료 떨어졌으욧, 그러는 건 아닐까?
지금이라도 다이와스시 줄로 옮겨볼까?

별별 이야기를 해도 우리 차례는 쉽사리 오지 않았다.
ㅡㅠㅡ

우리 바로 뒤에서 한참을 기다리던 한국인 커플이 결국 포기하고 떠나갈 때에는
아, 앞 사람이 아니라 뒷 사람이 가네...... 라는 생각에 안타까워 했다나 어쨌다나-



아, 저 안에 우리 자리도 있긴 한 걸까?



기다란 줄이 사람들 통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살짝 떨어져서 줄 서 있다가
이윽고 가게 앞까지 왔을 때는 금방이라도 먹을 것 처럼 환희에 들떴으나
여기서부터가 더 더디게 줄어들었다. 눈 앞에 실물 스시가 보이니 정말 미칠 것 같았다.
눈 앞에서 사람들이 막 맛있게 먹고 있어! 나만 빼고!!
빨리 먹어, 이 사람들아! 보고도 못 먹는 심정을 아나!

그래도 날이 추운데, 기다려주어서 미안하고 고맙다는 아주머니의 상냥한 말투라든가.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이럴까라는 기대감 덕분에 힘을 얻어 꿋꿋하게 버틴 결과-

드디어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우리 차례가 왔다, 눙무리 T_T





여기까지 와서 3시간을 기다렸는데 가격 따위가 메뉴 선택에 영향을 끼칠 순 없다.
3900엔 따위, 껌값 !!



여기서부터는 닥치고 사진-

이번 여행에서 초생강 맛에 눈을 떴다



으아니, 시작부터 오도로를 주시면 어쩝니꽈!!









"고레와 간장옶시-"







"고레와 소곰찍오소-"








다 먹고 나왔다.


하아- T_T



이런 맛이라면 3시간 기다려도 좋아! 기다릴 수 있고 말고!
이거슨 종결이다, 갑 오브 스시야-

가게 안은
양 팔꿈치를 몸에 딱 붙이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먹어야 할 만큼 엄청나게 좁은 탓에
사진 찍기가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었으므로 중간중간 못 찍은 것들도 좀 있다.

또한 이런 음식을 먹으면서 부산스럽게 사진 찍으려는 게 실례는 아닐까, 경건하게 받아 먹어야 할 것 같은 기분도;;

내가 맛의 달인이라면 이 맛을 더욱 멋지게 표현할 수 있을텐데.
비루한 나의 말들로 내뱉는 순간 맛이 덜해질 것 같은 우려에 이만 줄이련다.

아무튼 이 이후-
원전 사고도 사고지만, 초밥을 못 먹고 있다.
어지간한 스시는 다 맛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어지간해야 맛있다고 하지!!! 라고 건방떨게 되어버렸어. 으흐흑-
나쁜 스시다이. 맨날 먹게 해 줄 것도 아니면서. 스시다이는 바보야! 스시밖에 모르는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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